만약 자신에게 죽음의 위험이 다가왔다면, 누구라도 사전에 그것을 예측하고 싶다고 생각할 것이다. 이런 희망 사항을 어느 정도 해소시켜줄 방법이 유럽 대학의 연구팀에 의해 제시돼 주목을 끈다.

기술 전문매체 기가진은 네덜란드 레이던 대학과 핀란드 오울루 대학의 연구팀이 사람의 혈액을 분석하는 방법으로 5~10년 이내의 사망률을 예측할 수 있는 생체지표(바이오마커, biomarker)를 밝혀냈다고 23일 보도했다.

레이던 대학에서 노화 관련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생물학자 에린 슬래그붐(Eline Slagboom)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총 12개의 코호트(cohort)에서 채취한 4만4168명의 혈액 샘플을 조사했다. 4만4168명의 참가자는 연령층이 18~109세로 다양하고 모두 유럽계 사람들이었다.

연구팀은 이 혈액 샘플에 포함된 226 종류의 대사 바이오마커 측정값과 사망률과의 관련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14개의 혈액 바이오마커가 각각 독립적으로 사망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팀을 밝혔다.

발견된 바이오마커는 글루코오스(포도당), 락테이트(젖산), 페닐알라닌(phenylalanine, 아니노산의 일종), 알부민, 아세트초산 등이 포함돼 있었다. 예를 들어 포도당의 값이 크면 당뇨병의 위험이 있고, 알부민 농도의 저하는 간 질환이 의심된다. 그러나 일부 바이오마커는 사망률과의 관련성이 명확하지 않고 후속 조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언급했다.

또 연구팀은 14개 바이오마커가 정말 사망률의 예측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실제로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사망 예측을 실시했다. 1997년에 7603명의 핀란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코호트 연구의 데이터를 가지고 바이오마커를 사용해 사망률을 예측한 테스트가 그것이다.

이 코호트 연구에서는 1213명의 대상자가 사망했는데, 14개 바이오마커를 이용한 실험에서는 무려 83%의 정확도로 5~10년 후의 사망률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는 기존의 위험 인자 등에 따른 사망 예측을 웃도는 정확도다. 다만 60세 이상 고령자에서는 정확도가 72%까지 떨어지는 등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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