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저점 예상…D램·낸드 가격 반등
하반기 감산, 고부가 제품으로 돌파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하락국면에 휩쓸리면서 3년 만에 가장 부진한 성적표를 나타냈다.

이에 메모리 감산과 R&D 투자 축소 등 업황 개선 전까지는 경영 안정화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63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했다고 25일 밝혔다.

매출액도 6조4522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38% 줄었다. 2018년 3분기까지만 해도 50%대를 유지했던 영업이익률은 전기 대비 10%포인트 하락하며 10%로 추락했다.

상반기 실적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은 메모리 제품의 수요 둔화로 인한 출하량 감소와 가격 급락 여기에 환율 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실적과 관련해 회사는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 판매 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큰 폭의 가격 하락이 지속되며 매출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D램의 경우 출하량이 전기 대비 13% 늘었지만 평균판매가격은 24% 낮아졌다. 낸드플래시는 재고 부담 해소를 위한 일시적 단품 판매 확대와 업계의 지속적인 가격 경쟁으로 전기 대비 출하량은 40% 증가했지만 평균판매가격은 25% 떨어졌다.

하반기 시장전망에 대해 SK하이닉스는 서버용 D램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고,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으로 모바일 D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PC와 그래픽 D램 수요는 지난 분기(2분기) 말부터 회복하기 시작했으며, 하반기에도 이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기대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가격이 꾸준히 하락하면서 수요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반기에는 공급 업체들의 재고 부담이 빠르게 줄어들며 수급 불균형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아져 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빠르게 변하는 시장환경 및 대외변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생산과 투자 방침을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CIS(CMOS 이미지 센서)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천 M10 공장의 D램 설비는 CIS 양산용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낸드플래시 사업은 전년 대비 감산 폭을 10%에서 15%로 확대했다. 청추 M15 공장의 클린룸 추가 확보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의 장비 반입 시기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수급 조절과 함께 차세대 기술 개발·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계획도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미세공정 기술 개발과 고용량, 고부가가치 중심의 제품 판매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D램은 10나노급 1세대(1X) 및 2세대(1Y) 생산 비중을 연말 80%까지 높이고, 10나노급 2세대 공정을 적용한 제품은 하반기부터 컴퓨팅용 위주로 판매를 시작한다.

낸드플래시는 72단 중심으로 운영하되, 하반기부터 96단 4D 낸드 비중을 늘려 고사양 스마트폰과 SSD 시장을 중점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128단 1테라비트(Tb) TLC(Triple Level Cell) 4D 낸드도 양산과 판매 준비를 차질 없이 추진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생산과 투자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메모리 중장기 성장에 대비해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수출 규제와 관련해 규제 대상 품목이 파운드리 EUV(극자외선) 미세공정에 들어가는 포토레지스트(PR)에 집중돼 있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 위주인 하이닉스는 직격탄을 피해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화웨이 사태도 미중 무역분쟁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형국이어서 대외 환경 악화라는 변수는 덜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매출의 39%를 중국에서, 이 중 12%를 화웨이가 차지했다. 다만 한국이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되면서 소재 수출 규제가 강화될 경우 소재 확보 이슈가 불거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은 상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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