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은 스마트TV에서 시청하고 채팅은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새 플랫폼

하나의 애플리케이션(앱)을 두 개 스마트 기기로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신개념 모바일 플랫폼이 등장했다.

이를 활용하면 방송 스트리밍 앱을 쓰면서 TV로는 영상을 시청하고 스마트폰으로는 실시간 채팅을 참여하는 일이 가능해진다. 다양한 환경에 적용할 수 있어 머지않아 새로운 모바일 서비스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신인식 전산학부 교수와 스티브 고 미국 버팔로대 교수 공동 연구팀이 여러 개의 스마트 기기 화면으로 분산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하나의 앱 안에 존재하는 것처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방송 스트리밍 앱 사용 예제
방송 스트리밍 앱 사용 예제

현재 하나의 모바일 앱은 하나의 기기에서만 작동하는 게 상식처럼 돼 있다. 다중 기기 사용에 대한 잠재성이 제한돼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고정 관념과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모바일 소프트웨어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플랫폼을 사용하면 다양하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UX)을 창출할 수 있다.

최근 유튜브, 아프리카TV 등에서 유행하는 라이브 방송 스트리밍 앱을 이용하면 키보드 채팅창이 방송 화면을 가리게 된다. 연구팀의 플랫폼은 앱을 수정하지 않고 방송 화면과 키보드 채팅창을 각각 다른 기기로 분리해 띄움으로써 자유롭게 채팅을 하면서 방송 화면도 가리지 않고 시청할 수 있다.

운전 중 내비게이션 앱을 이용해 목적지를 입력할 때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택시 안에서 운전자가 운전 중 직접 목적지를 입력하는 행위는 사고의 원인이 된다. 동승자가 직접 입력하는 것 역시 탑승 위치에 따라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내비게이션 앱의 목적지 입력창을 동승자의 기기로 옮길 수 있다면 쉽게 입력할 수 있다.

최근 주목받는 5G 멀티뷰 앱에도 적용할 수 있다. 5G 멀티뷰는 스포츠나 게임 등의 경기를 여러 각도로 시청할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로, 연구팀의 플랫폼 기술이 확장 적용되면 사용자는 여러 각도의 영상을 각각 다른 기기에서 동시에 시청할 수 있다.

앱 UI 분산 기술을 개발한 KAIST 신인식 교수(가운데)와 연구진
앱 UI 분산 기술을 개발한 KAIST 신인식 교수(가운데)와 연구진

연구팀은 사용자 편리성과 범용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개별 앱의 UI(사용자 인터페이스, User Interface) 요소들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자유자재로 배치하는 방식을 지원하고, 시판 중인 모바일 앱을 수정하거나 재개발하지 않아도 지원되는 것을 목표로 단일 기기 가상화를 제공하는 새 플랫폼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단일 기기로 제한돼 있던 앱 UI의 실행 환경을 다중 기기 환경에 맞게 확장해 단일 기기 가상화에 성공했다. 이 가상화 기술은 앱의 수정 없이도 UI 요소가 지닌 그래픽 자원을 다른 기기로 전달함으로써 다른 기기에서도 UI 요소들이 렌더링되도록 지원한다.

연구팀은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프로토타입을 구현해 20여 개의 기존 앱에 새로운 UX를 성공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확인했다.

신인식 교수는 "높은 유연성과 범용성 덕분에 다중 기기 패러다임 전환을 더 빨리 가져올 것"이라며 "듀얼 스크린폰이나 폴더블폰 등 국내 기업 차세대 제품에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상은 박사과정이 주도한 연구 결과는 10월 21∼25일 멕시코 로스카보스에서 열리는 모바일 컴퓨팅 학술대회 'ACM 모비콤'(MobiCom)에서 발표된다.

저작권자 © 테크데일리(TechDail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