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플랫폼·SW 등 구매 없이 빌려 사용하는 클라우드 등장…소비 트렌드 바꿔

클라우드 컴퓨팅 구성도
클라우드 컴퓨팅 구성도

서비스를 빌려 쓰고, 나눠 쓰는 개념의 ‘공유 경제(Sharing Economy)’ 바람은 차량과 주택 등 생활 분야를 넘어 IT 분야에도 불기 시작했다. 이제 기업들은 자신들의 서비스 개발을 위해 필요한 IT 인프라를 구매하지 않고 빌려 사용하고 있으며, 서비스 역시 판매하기보다 일정 기간 사용할 수 있게 빌려주는 방식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중 클라우드는 IT 인프라, 플랫폼, 소프트웨어 등을 구매하지 않고 필요한 기간만큼 빌려 이용하는 대표적인 서비스다. 오랫동안 컴퓨팅 환경은 개인 또는 기업이 자체적인 컴퓨팅 자원을 보유하고, 그에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해 활용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인터넷 환경이 발전하면서 저장 공간이나 소프트웨어 등을 웹상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활용하는 클라우드 형태로 점차 발전해왔다.

클라우드에 포함된 기본 개념도 공유를 의미하는 협업 소비다. 이미 구축된 자원을 필요할 때마다 빌려 사용 가능한다. 많이 필요하면 많이 빌리고, 적게 필요하면 적게 빌려서 사용한 만큼만 금액을 결제하면 되는 종량제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이전처럼 기업이 모든 장비를 갖추고 활용해야 할 필요가 없다. 장비 구매와 유지보수, 그리고 해당 장비를 둘 공간 등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클라우드만을 전문으로 서비스하는 기업들도 점차 등장하고 있으며, 클라우드 서비스를 업무에 활용하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클라우드를 활용하면 서비스 초기 배포 시 어느 정도 이용자가 가늠하기 어려울 때 인프라 과투자를 방지하면서도 인프라가 부족할 경우 빠르게 충당할 수 있다. 어느 정도 안정적인 서비스가 유지되는 구간이 확인됐을 경우 필요한 만큼만 남겨두고 나머지 자원은 반납함으로써 추가적인 비용이 지출되는 것도 막을 수 있다.

문제는 가격이다. 클라우드는 이용한 트래픽에 따라 요금이 계산되기 때문에 많이 이용할수록 가격이 비싸지는 구조다. 그러나 점차 클라우드 사업자 간 경쟁이 시작되고, 좀 더 다양한 이용 환경이 조성되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늘어나고 있다.

소프트웨어도 공유…업계 트렌드 바꿔
해외 선진국에 비하면 국내에서의 소프트웨어 가치 평가는 야박한 수준이다. 한때 소프트웨어는 재무제표에서도 부실 자산으로 처리돼 실질 자산 및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한 적도 있었다. 이로 인해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사업자 등록 또는 상장 시 상당히 불리한 위치에 놓여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 구매 시 번들로 제공하는 추가 상품격인 이미지로 고정되면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성장하는데 많은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처럼 푸대접 속에 지내왔던 소프트웨어지만, 최근 그 평가는 천지개벽 수준으로 달라졌다. 전 세계에서 소위 잘 나간다는 기업들은 강력한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한 곳들이 대부분이며, 클라우드와 모바일이 중요한 비즈니스 경쟁력으로 성장한 이후 빠르고 유연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이 중요시되고 있다.

대우가 달라진 것처럼 소프트웨어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차적으로는 CD/DVD 또는 USB에 담겨 실물 제품이 판매되던 것에서 벗어나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받는 등 배포 방식이 변했다. 이는 복잡한 유통 과정을 줄이고, 신속한 배포 및 피드백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로 변한 것은 소프트웨어 판매 정책의 변화다. 대부분 패키지 소프트웨어는 이용자가 제품을 구매했을 경우 소유권을 획득하는 것으로 봤다. 그러나 현재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의 판매가 이뤄지며, 판매되는 권리 역시 제품 소유권이 아니라 제품 이용권에 국한된다. 이는 서비스 구독(Subscription)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냈다.

세 번째로 변한 것은 기업의 소프트웨어 지적재산권(IP) 공유다. 공개소프트웨어로도 불리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OSS)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는 상용소프트웨어 기업들로부터 미움을 받았다. 수년에 걸친 시간과 비용, 인력을 투입해 개발한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입장으로서는 핵심 자산과도 같은 소프트웨어의 소스코드를 공개하고 무료로 사용하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가 시장 질서를 해치는 요소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현재는 누구나 알고 있는 것처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생태계가 무척 거대해졌으며, 심지어 일부 상용소프트웨어 기업들도 자사 소프트웨어를 오픈소스로 전환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미 많은 사용자들은 웹서버 구축을 위해 마이크로소프트(MS)나 오라클 같은 기업의 상용 제품 대신 오픈소스를 선택하고 있을 정도다.

상용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소스코드를 자사 재산으로 취급해 온전히 내부 R&D 센터를 통해서 기술과 제품을 발전시키는 형태로 고착됐다. 그러나 이에 반대로 오픈소소 소프트웨어는 기업에게 지원할 때 소스코드를 알려준다. 상용소프트웨어 기업들은 API 기능에 대해 복잡한 설명을 하고 있을 때 오픈소스 기업들은 API 게이트웨이를 알려주는데 그친다. 이는 상용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개발비용은 물론, 유지보수를 위한 전담인력을 둘 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누구나 R&D 인력이 돼 유지보수가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실제 오픈소스 관련 커뮤니티에는 상용소프트웨어 기업들의 R&D 규모로는 따라올 수 없는 수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해 소스코드를 개선하고 이를 공개하는 등 발전의 길을 닦고 있다.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리눅스와 하둡이다. 현재 리눅스는 모바일폰에서부터 비디오 레코딩 기기, 셋톱박스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에 탑재됐다. 하둡도 구글 분산 파일 시스템(GFS) 논문이 공개된 이후 맵리듀스(MapReduce)를 대응하는 체계로 개발됐고, 현재는 아파치 재단으로 넘어가 오픈소소 소프트웨어로 개발돼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곳이 레드햇(Redhat)이다. 레드햇은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로 플랫폼을 만들어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도입하면서도, 유사 시 지원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며, 서비스 출시 이후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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