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108년 사상 최대거래…'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미래 승부수

IBM이 레드햇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와 함께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배하는 클라우드 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IBM은 9일(현지시간) 자사 108년 역사상 최고가 거래인 340억 달러(약 40조2천억원)에 레드햇을 인수하는 작업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IBM은 지난해 10월 레드햇 인수를 발표한 뒤 지난달까지 미국과 유럽연합(EU)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는 등 절차를 밟았다.

레드햇이 인수된 후에도 짐 화이트허스트 레드햇 CEO는 IBM 선임 부회장 자리에서 클라우드 사업 부문을 이끌 계획이다.

지니 로메티 IBM CEO.
지니 로메티 IBM CEO.

이번 거래는 IBM이 아직도 고성장이 예상되는 클라우드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승부수다.

IBM은 일찌감치 10여년 전 클라우드에 눈독을 들였으나 아마존과 MS가 새 성장산업을 집어삼키면서 뒤로 처졌다.

IBM은 개인 장비 대신 원격으로 정보를 저장해두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사용하면서도 민감한 정보는 컴퓨터 내부에 보관하기를 원하는 기업들을 겨냥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모델을 내세워 반격을 노리고 있다.

지니 로메티 IBM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가 IBM의 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여정에서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하이브리드 시장에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레드햇 인수 이후 IBM의 성패에 따라 로메티 CEO에 대한 평가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로메티 CEO는 2012년 IBM의 CEO 자리에 오른 뒤 기존의 하드웨어 제품에서 탈피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등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으로 사업으로 전환해갔으나 여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IBM의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017년 4분기 성장세로 돌아서기 전까지 22분기 연속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레드햇 인수 계획에 먹구름이 낀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시장은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수를 완료한 IBM이 클라우드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삼아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누클레우스 리서치의 이안 캠벨 CEO는 "아마존과 MS는 클라우드 경쟁에서 훨씬 앞서 있다"며 "IBM은 차별화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을 넘어 더 많은 것들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테크데일리(TechDail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