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는 지난 2일 셀프카메라(셀카) 기능을 추구한 여성용 신 브랜드 ‘CC’를 발표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는 지난 2일 셀프카메라(셀카) 기능을 추구한 여성용 신 브랜드 ‘CC’를 발표했다.

 

스마트폰 시장은 신규 수요의 포화로 성장 한계의 상황으로 가고 있다. 제조업체들은 대체 수요에 기대가 크다. 제품의 성능과 기능에 어떤 변화를 줄까, 계속해서 고민하는 이유다. 세계 4위 샤오미가 그런 과정을 거쳐 나온 비장의 카드 한 장 내밀었다. ‘여성을 위한 스마트폰’이 그 요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 샤오미는 지난 2일 셀프카메라(셀카) 기능을 추구한 여성용 신 브랜드 ‘CC’를 발표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전했다.

2017년에 축소로 전환된 이후 성장이 주춤한 상태인 중국 스마프폰 시장에서, 샤오미는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있고, ‘남성용’ ‘가성비 강자’라는 이미지로 통해 왔다. 이런 샤오미에 있어, ‘여성을 위한 스마트폰’ CC시리즈는 기업 성장을 좌우하는 시험대로 주목된다.

이날 저녁에 열린 발표회 모두에서 샤오미의 레이 준 CEO는 “지금까지는 남성 팬이 많았다”며 “(앞으로는) 젊은 사람이나 여성의 관심을 받는 샤오미 스마트폰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소리를 높였다.

상품 뿐 아니고 발표회도 여성을 의식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레이 준 CEO는 “CC프로젝트 팀은 시크(chic=세련)하고 쿨(cool=멋지다)한 1990년 이후 출생 사원으로 구성된 샤오미(직원) 중에서도 가장 젊다”라고 소개하고 미술대학 졸업 후 2013년에 입사한 프로젝트 리더 웨이 스치(魏思琪) 팀장에게 상품 소개를 맡겼다.

웨이 팀장은 “내가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의 관심을 잘 이해하고 있다. 셀카를 좋아하는 여성을 위해 전방과 후방 카메라 모두에 충실했다”라며 삼성전자 제품인 3200만 화소의 프런트 카메라, 소니 제품인 4800만 화소의 리어 카메라, 셀카의 전지 소모를 배려한 4030mAh 크기의 대용량 배터리, 미안(美顔=얼굴 보정)기능 등을 소개했다.

사실 셀카나 미안기능은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도 하나같이 강조하는 요소다. 샤오미는 경쟁사와의 차이를 위해 ‘내처럴(자연스러움)’을 실현한 미안기능을 내세웠다. 또한 인물 이외는 과감한 수정이 가능하도록 해 배경이 된 잿빛 하늘을 파란 하늘로 변경할 수 있다. 이것도 셀카를 좋아하는 여성의 요구를 고려했다고 설명한다.

또 컬러는 3가지를 준비했다. ‘블루 플래닛(深藍星球)’ ‘화이트 러버(白色恋人)’ ‘블랙 프린스(暗夜王子)’라고 명칭까지 여성의 호응을 의식하고 있다. ‘화이트 러버’를 소개할 때에는 “홋카이도(일본 북부)의 눈처럼 하얀”이라는 설명과 함께 홋카이도의 풍광이 스크린에 비쳤다.

 

샤오미는 최근 몇 년 해외 매출이 호조를 보였고 2018년에는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그 해 세계 스마트폰 출하대수는 삼성전자, 화웨이, 애플에 이어 4위에 올랐다. 그러나 정작 안방인 중국 시장에서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2017년부터 제 자리 걸음을 계속하고 있는데, 승자 그룹과 패자 그룹이 선명하게 나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 포인트 테크놀로지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1분기는 화웨이, 옵포(OPPO), 비보(vivo)가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을 늘린 반면, 애플은 거의 반으로 줄고 삼성전자와 샤오미도 감소했다.

샤오미가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많이 지적되는 것은 ‘젊은이’와 ‘여성’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디자인이나 카메라 기능, 음악 감상 기능의 충실함, 적당한 가격 등으로 ‘학생 납품’ ‘데뷔(처음 장만하는) 스마트폰’의 지위를 쌓아온 옵포나 비보뿐 아니라 화웨이도 2016년에 셀카 기능과 대용량 배터리를 어필하면서 가격을 낮춘 노바(nova) 시리즈를 내놓았다. 샤오미의 ‘가제트 취향 남성용’의 이미지가 한층 더 굳어지는 형국이 됐다.

샤오미는 2018년 4분기(9~12월)에 창업 이후 처음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얼굴보정 앱으로 여성을 겨냥해 셀카에 특화한 스마트폰도 판매했던 메이투(Meitu)를 주목했다. 지명도가 높은데도 수익 모델을 확립하지 못하고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던 메이투와 샤오미는 지난해 11월 스마트폰 사업 제휴를 발표했다. 사용자가 겹치지 않는 이 조합은 당시 ‘이상적인 결혼’으로 평가됐다.

샤오미는 이번 발표회에서 CC시리즈의 기종으로 메인인 ‘CC9’, 보급형인 ‘CC9e’ 그리고 메이투가 개발한 셀카에 최적화된 ‘CC 메이투 커스텀 버전’을 공개했다.

‘CC 메이투 커스텀 버전’는 CC9와 마찬가지로 “피부의 질감 등에 구애받지 않게 해 부자연스럽지 않으면서도 실물보다 아름답게 한다”는 기능을 탑재하고 동시에 독자적인 기능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얼굴뿐만 아니라 전신을 보정하는 기능 외에도 배경을 흐리게 영화의 주인공처럼 피사체를 돋보이게 하는 ‘영화 캐릭터 모델’도 추가했다. 어디를 여행해도 여행지 배경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소품’이라고 하듯이 셀카에 애쓰는 중국인 여성들의 요구에 철저히 대응하는 자세를 보였다.

레이 쥔 CEO는 ‘CC9’의 가격을 1799 위안(6GB/ 64GB, 약 28만2000 원)이라고 발표하고 “라이벌 3사의 3000 위안 정도의 스마트 폰과 동일한 스펙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 본래의 장점인 ‘가성비’를 잊지 않고 내세운 것이다.

이 발표회가 시작된 시점에서 우신홍 메이투 CEO의 웨이보 팔로워는 8만명이었는데, 다음날(3일) 오후에는 10만명을 넘었다. 양사의 협업에 대한 높은 관심을 엿볼 수 있다.

2019년 하반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중 무역마찰의 영향으로 해외 시장 확대를 체념한 화웨이가 중국 시장 확대에 필사적으로 나설 것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약점을 보완해줄 최강의 파트너를 얻은 샤오미가 올해 태풍의 눈으로 부각할지, 아니면 상처 입은 화웨이의 먹잇감이 될지, 향배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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