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델 등 미국 대형 컴퓨터업체들이 중국내 노트북PC 생산의 최대 30%를 동남아 등으로 이관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HP, 델 등 미국 대형 컴퓨터업체들이 중국내 노트북PC 생산의 최대 30%를 동남아 등으로 이관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HP, 델 등 미국 대형 컴퓨터업체들이 중국내 노트북PC 생산의 최대 30%를 동남아 등으로 이관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HP와 델의 제품 공급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양사가 장쑤성과 상하이시, 충칭시 등에서 EMS(전자기기 수탁 제조 서비스)에 위탁하고 있는 노트북 생산의 20~30%를 중국 국외로 이전하는 방안의 검토에 들어갔다고 3일 보도했다. 대미 수출 물량에 맞먹는 수량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전 대상 후보지로는 베트남과 필리핀, 대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각각의 EMS 생산거점에서 시험 제작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지며, 이르면 7~9월에 생산 이전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PC의 세계 출하대수 점유율로 HP는 1위, 델은 3 위이고 양사 합계 점유율은 40%에 달한다. HP나 델의 생산거점이 있는 충칭시의 시 관계자는 2019년도 노트북 생산량이 2년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들 전망이라고 밝힌다. EMS는 중국 국내용 스마트워치 등의 생산으로 전환해 대체 고용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HP와 델 이외 노트북 세계 2위인 중국 레노버 그룹, 5위인 대만 에이서, 에이수스도 중국에서 다른 지역으로 생산을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중 무역마찰로 인한 혼란을 피하고 중국의 인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에도 대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생산 이관을 모색하는 움직임은 태블릿과 게임기, AI(인공지능) 스피커 등으로도 번져가는 양상이다. 아마존은 베트남, 마이크로소프트는 태국과 인도네시아를 새로운 생산 거점으로 검토하고 있다. 소니와 닌텐도도 중국 이외의 생산을 놓고 거래처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애플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아이폰의 15~30%를 다른 지역으로 이관하는 문제를 검토할 것을 주요 거래처에 촉구하고 있다.

PC나 태블릿, 게임기는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지만, 실제로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는 곳은 대만 폭스콘(홍하이), 퀀타 등 EMS 기업이다. 제조업체 측은 미국 정부가 제재관세 ‘제4탄’을 발동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EMS와 최적의 입지 전략을 협의하고 있다.

미중 양국은 지난달 29일 정상회담에서 무역 회담 재개에 합의했고, 미국 정부는 제재 관세의 대상을 PC나 게임기를 포함하는 중국에서 들어오는 거의 모든 수입품으로 확대하는 4번째 조치를 발동을 유보하기로 했다. 그래도 기업들 사이에서는 미중 무역마찰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생산거점을 다양화해 혼란을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중국은 전 세계 PC 생산의 90%를 점유하고,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자정보제조업의 수입 총액은 13조 위안(약 2000조 원)에 달한다. 관련 고용도 100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에는 인건비 상승과 인력부족으로 동남아로 생산을 이전하는 기업이 나오고 있었다.

저작권자 © 테크데일리(TechDail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