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기업 ‘연내 양산’ 계획 제시…미국 방해 등 변수 여전

중국이 이르면 올해 안에 숙원 사업인 ‘국산 메모리반도체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이르면 올해 안에 숙원 사업인 ‘국산 메모리반도체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이르면 올해 안에 숙원 사업인 ‘국산 메모리반도체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전했다.

이 신문은 중국의 국책기업인 CXMT(長鑫存儲技術)가 국산화 한 메모리반도체 D램의 연내 양산 계획을 세웠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 다른 국책기업을 통해 메모리반도체의 국산화를 성사시키려 했으나 미국의 방해로 좌절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후에도 CXMT가 고삐를 늦추지 않고 국산화를 계속 추진해 숙원을 이룰 수 있는 단계에 이르게 된 것이다.

CXMT는 메모리반도체 관련 국책기업 3개사 중 하나로, 중국 내륙부에 위치한 안후이 성 허페이 시 정부 등의 지원을 받아 2016년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모바일기기 등에 들어가는 D램의 생산을 위해 550억 위안(약 8조8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해 왔다.

세계 D램 시장 규모는 약 110조 원에 달하는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3개 사가 전체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중국은 지금까지 가전에 사용되는 저가의 보급형 메모리반도체를 양산해 왔는데, 고급형인 D램의 생산도 수중에 넣게 된 것이다.

CXMT는 2019년 말~2020년 초 사이에 양산에 착수하며, 초기 생산규모는 실리콘웨이퍼 환산으로 월 1만장 정도로 전해진다. 세계 전체 생산량의 1%에 못 미치는 규모다.

비록 생산량은 미미하지만, 국산 D램 양산에 수 년 째 매진해 온 중국에 있어, CXMT의 연내 양산 추진이 갖은 의미는 매우 크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2015년에 발표한 하이테크산업 육성책 ‘중국 제조 2025’에서 반도체를 중점 산업으로 지목하고, 국내 반도체 자급률을 2018년 15%, 2020년 40%, 2025년 70%로 점차 높여나갈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중국 정부는 이어 ‘중국 제조 2025’의 실천 부대로 국책기업 3사를 세웠다. 3차원 낸드플래시의 창장(長江)스토리지, 모바일용 D램의 CXMT, 보급형 D램의 JHICC 등 3사인데, 합계 투자액이 약 41조에 달한다.

이중 CXMT는 2018년 여름에, 창장스토리지는 올해 1~3월에 각각 시험 생산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가장 먼저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였던 JHICC는 지난해 가을 스파이 문제로 미국 반도체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AMAT) 등과의 거래가 중단되고 외국 기술자도 자국으로 돌아가는 바람에 양산 계획을 미루게 됐다.

이런 경험으로 중국은 CXMT의 양산 추진 과정에서 JHICC와 같은 실패가 반복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달 사이에 CXMT는 미국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설계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했다”고 밝혔다.

현재 CXMT의 기술력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편에서는 반도체 성능 향상의 열쇠가 되는 회로 선폭의 미세화에서 이미 정상급 수준에 이르렀다는 얘기가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는 수율을 높이고 양산 규모를 확대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의 규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많다. 고급 반도체를 생산하려면 AMAT 등 외국 업체의 생산 장비가 필수적이다.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자동화(EDA) 소프트웨어도 시놉시스 등 미국 기업이 과점하고 있다. 실제로 CXMT도 미국 기업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미국은 언제든 이 회사의 양산을 방해할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하이테크기업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중국 기업을 지도하는 외국 기술진이 자국으로 돌아갈 가능성도 있다. “미중 마찰이 더 심해지면 중국의 하이테크공장은 가동이 어려운 위허머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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