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반기에 비해 축소된 규모…부문별 개별 진행

 

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성과를 점검하고 하반기 경영전략을 전사적으로 논의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오는 13일 IT·모바일(IM) 부문을 필두로 시작한다.

특히 이번에는 참석 인원을 줄이고 일부 사업 부문은 해외에서 회의를 진행하기로 해 최근 대내외적인 악재를 감안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12일 재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3일 IM 부문의 국내 경영진과 해외 법인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상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 뒤 다음주에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회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CE(소비자가전)부문은 국내에서 별도의 행사를 개최하지 않고 경영진들이 해외 출장 동안 현지법인을 돌며 논의를 하는 방식으로 전략회의를 대신한다.

삼성전자는 매년 6월과 12월 두차례 상·하반기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하는데, 통상 상반기는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지만 올해는 특히 참석 인원이 더 줄어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전략회의의 방점은 반도체 수요 둔화와 디스플레이 분야의 경쟁 심화 등 변화된 글로벌 경영환경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세계 경기 부진과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대한 시장분석과 대응 방안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사장단과 함께 회의를 열고 경영상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은 위기 극복을 '기술경쟁력' 확보를 강조했으며, '2030년 세계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육성전략에 재검토와 차질 없는 추진을 당부했다.

향후 전략회의에서도 이날 이 부회장이 지시한 경영목표와 과제들이 주요한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부회장은 전략회의에 직접 참석하지는 않는다.

재계 관계자는 "IM 부문은 갤럭시폴드 출시 연기 등 현안이 이어지고 있고, DS 부문은 화웨이 사태 등이 있기 때문에 현안 대응을 위해 해외법인 임원들이 상당수 참석하지 못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사건과 관련한 검찰 수사가 삼성전자 수뇌부로 확대되는 등 회사 안팎의 상황이 어수선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내놨지만 회사 측은 "사업 부문별로 탄력적으로 회의 운영을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회의의 중요성을 감안할 때 공교롭게도 이 시점에 기존의 틀이 깨진 것은 단순히 효율성을 높이려는 시도로만 보기 어렵다"면서 "시계(視界) 제로(0) 상황에 빠진 삼성전자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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