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강사 적극 영입…2025년까지 연 25만명 배출

 

초 연결(hyper-connectivity)과 초 지능(hyper-intelligence)을 기본개념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요소인 인공지능(AI)이 모든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산업 경쟁력의 열쇠를 쥐게 된 AI 전문가의 확보가 최대 관심사도 대두되고 있다. 세계 각 국은 AI 인재 조달에 전력투구하고 있는데, 당연히 인력 부족이 심한 나라일수록 그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일본이다.

일본이 더 절실한 것은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는 물론 중국과 비교해도 AI 인적 자원이 열세이기 때문이다.

캐나다의 AI 스타트업인 엘리먼트(Element)AI는 AI를 이용해 전 세계의 AI 인재 분포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는 보고서를 작성해, 최근 공개했다. ‘글로벌 AI 탤런트 리포트 2019(Global AI Talent Report 2019)’로 명명된 이 보고서는 지난해에 열린 21개 국제학회에 발표된 1만1000건 이상의 논문에서 저자와 그 경력을 근거로 국가와 성별 등의 체계에 따라 AI 인재 분포를 분석해 놓았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의 국제회의에서 한 번 이상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분야의 논문을 발표한 AI 인재는 2만2400 명으로 전년에 비해 1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2015년에 비해서는 36% 증가한 것이다.

AI 인재 분포를 나라별로 세분하면, 미국은 1만295 명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46%)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중국은 2525 명(11%)로 2위에 올랐다. 그 뒤는 영국(1475 명), 독일(1475 명), 캐나다(935 명) 등이다. 일본은 815 명으로 6위에 쳐져 있다.

자국 통계에서도 일본의 AI 인재 부족은 확연히 드러난다. 일본 경제산업성 통계에 따르면, AI를 비롯한 IT 인재 부족은 2018년 시점에서 22만 명에 이른다. 10년 후인 2030년에는 한층 심화돼 부족 인력이 5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AI 인재 부족은 두 가지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하나는 당장에 현장 투입할 수 있는 인재, 즉 AI 관련 고도의 지식을 갖춘 고급 인력의 부족이고, 다른 하나는 미래의 AI 연구자나 기술자를 키워내는 전문 교육 인력의 부족이다. 후자는 AI 인재 육성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경우 미국과 중국, 인도 등과 비교해 AI 인재의 저변을 넓히는 체제가 취약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일본이 현재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과제는 AI 인재 육성 체제의 강화다. 일본 정부는 지난 3월 말 AI 전문지식을 지닌 고급 인력을 오는 2025년까지 매년 25만 명 육성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현재 일본에서는 AI 전공 석사과정 이수자가 전국적으로 연간 약 2800 명에 불과하다. 육성 기반을 확충해 고급 인재나 비즈니스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실무급 인재, 일정 이상의 지식을 가진 전문가를 열 배 가까이 늘리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25만 명 육성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교육 강좌를 국가가 인정하는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 제도의 골자는 교육 내용의 질이 높은 강좌에 대해서는 국가가 공인 자격증과 같은 보증서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은 이 보증서를 취업할 때 스펙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강좌 이수에 보다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관계자들은 기대한다. 기업도 이 제도 도입에 적극 호응하는 모습이다.

먼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걸림돌은 교육을 담당하게 될 대학에 AI 인재를 가르칠 수 있는 교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젊은 연구자를 중심으로 대우가 좋은 기업연구소 등으로 자리를 옮기는 일이 많아지는 것이 원인이다.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인재 육성을 담당할 교원이 전국적으로 100 명 정도에 불과하다”라는 말도 나온다.

대학들은 해외에서 교수를 영입하는 방법으로 연구자들의 이직을 강사 확보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한 예로 나가사키대학 관계자는 지난해 인도 공과대학인 하이델라바드교를 찾아가 심층학습(딥 러닝, Deep Learning) 등의 연구자 30 명에게 강사로 초빙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나가사키대학은 내년에 데이터 사이언티스 등을 육성하는 학부를 신설할 예정이다. 학부생 약 130 명에 30~40 명의 교원을 둘 예정이지만 교원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 태국 등에서 교원을 영입해 중장기적으로는 전체의 절반을 외국인 교원으로 채울 방침이다.

AI 인재 육성의 저변 확대를 겨냥한 산학연계 움직임도 가시화 됐다. 2017년에 설립된 일본 딥러닝협회는 심층학습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비즈니스맨을 위한 ‘G검정’과 엔지니어를 위한 ‘E자격’ 시험을 시작했다. 2020년까지 G검정에서 10만 명, E자격으로 3만 명의 자격 취득자를 배출한다는 것이 목표다. 지금까지의 합격자는 G검점이 6199 명, E자격은 479 명이다.

스타트업도 AI 인재 육성에 나서고 있다. AI 개발업체인 프리퍼드 네트웍스는 지난 4월에 일본어로 된 초보자용 온라인 교재를 무료로 공개했다. 수학이나 AI로 일반적인 프로그램 언어 ‘파이썬’의 기초에서 이미지 인식이나 자연언어 처리 응용 방법을 배워 대학이나 기업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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