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은 배터리 자체 생산도 추진

 

독일 자동차업체들이 갈수록 강도가 세지는 배기가스 규제에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 차종의 사업 비중을 높이는 ‘전동화’ 전략을 한층 가속화 하고 있다.

15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전기차 배터리의 자체 생산을 목적으로 10억 유로(약 1조2300억 원)를 투자하는 한편 다임러는 오는 2030년까지 신차 판매에서 전기차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V)가 차지하는 비율을 전체의 절반으로 높여나가기로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구온난화와 관련해 전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CO2)를 줄여야 한다는 요구가 갈수록 거세짐에 따라 친환경 차량 위주의 사업 재편을 더 이상 늦출 수는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예로 유럽연합(EU)은 승용차 배기가스 규제를 더욱 강화해 오는 2030년까지 승용차의 CO2 배출량을 2021년(1㎞당 95g)보다 37.5% 줄이기로 했다.

폭스바겐의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4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주주총회의 모두 발언에 나서 “배터리는 전기차의 열쇠를 쥐고 있다”며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수요를 감안해 폭스바겐은 전지 셀의 생산에도 발을 내딛는다”고 선언했다.

폭스바겐은 스웨덴의 배터리 스타트업 노스볼과 손잡고 독일 서부의 잘츠기터에서 2022~2023년에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전날 선박용 엔진을 만드는 자회사 만(MAN)에너지솔루션즈와 부품 자회사인 렌크(Renk)의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표명했다. 그 동안 연기해 온 트럭•버스 부문의 기업공개(IPO)도 다시 추진해 여름 전에 상장시킬 예정이다. 이렇게 해서 모은 자금은 2023년까지 300억 유로를 들여 추진하는 전동화 프로젝트의 일부 투자금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폭스바겐의 배터리 독자 생산 추진은 배터리를 안정적으로 조달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필요도 원인이다. 사실 배터리 수급 불안은 이미 표면화 됐다. 자회사 아우디의 브뤼셀 공장은 신형 전기차 ‘e트론’의 출시 직후인 3월에 가동이 주춤됐다. LG화학의 배터리 공급 지연 때문이다. 아우디는 앞으로 삼성SDI에서 배터리를 조달해 정상 가동 상태로 돌려놓을 계획이다.

폭스바겐은 ‘21세기의 대중차’라고 외치며 연말부터 양산에 들어가는 전략 차 ‘ID.3’을 비롯해 2028년까지 약 70 차종의 전기차를 투입할 방침이다. 저비용 배터리의 안정적인 확보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이다.

지난 13일에는 다임러가 2039년까지 승용차에서 CO2 배출을 제로로 하는 ‘카본 뉴트럴’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에 승용차 신차 판매의 절반을 전기차나 PHS로 하고, 이후는 연료전지차 등의 보급도 추진할 계획이다. 주행 시 뿐만이 아니고 생산 과정이나 유통 과정까지도 포함해 배출 제로를 목표로 한다. 폭스바겐도 2050년 카폰 뉴트럴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폭스바겐과 다임러는 전동화를 전제로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자동차 세계 최대 업체와 고급차 최대 업체인 두 기업이 선행해 만들어가는 친환경적인 사업 트렌드에 거래처인 부품 제조업체를 비롯해 자동차 업계 전체의 합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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