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재배치...일부 희망퇴직도 진행

스마트폰 사업에서 '만년 적자'에 시달리는 LG전자가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생산 거점을 베트남으로 옮긴다.

LG전자는 이에 따른 인력을 국내 다른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하거나 일부는 희망퇴직을 받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LG전자는 그동안 MC사업본부 인력을 타 사업부로 전환 배치해 몸집을 줄여왔다. 올해 상반기 신입 공채에서도 MC사업본부 채용을 하지 않기로 했다.

24일 IT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6월부터 경기도 평택 공장의 스마트폰 물량을 줄여 연내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평택 공장에서 생산하던 LG 스마트폰 물량을 베트남 항구도시 하이퐁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 스마트폰 누적 적자가 3조원으로 심각한 상황이어서 수익성 개선 차원에서 정부 지원·세제 혜택을 볼 수 있는 베트남으로 생산 거점을 옮기기로 했다"며 "하이퐁에는 LG 계열사 공장이 모여있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LG전자는 경기도 평택, 베트남, 브라질, 중국 등 4곳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다. 평택 공장은 주로 프리미엄폰을 생산한다. LG전자 전체 스마트폰의 약 10∼20%를 만들어왔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인건비가 저렴한 베트남 공장 생산 등을 통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공세에 대응하고, 브라질을 거점으로 중남미 신흥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공장 이전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 생산기지 이전과 함께 생산인력 조정도 이뤄질 전망이다.

LG전자측은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있는 MC사업본부 제조관련 부서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 퇴직 및 근무지 이동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희망 퇴직과 함께 평택 공장의 제조인력을 창원 등 국내 타 사업장으로 전환 배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는 연간 7900억원 영업적자를 냈다.

매출이 줄고 실적이 악화하는 가운데 MC사업본부의 자산규모는 2014년 8조5928억원에서 지난해 4조3760억원으로 반토막이나 줄었다.

2013년 8047명이던 임직원은 지난해 4015명으로 4000명이 감축됐다.

지난해부터는 MC사업본부 인력을 다른 본부로 전환 배치하고 올 상반기 신입 공채에서도 MC사업본부 채용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은 지난 2월 기자간담회에서 "제품과 기술 제작 플랫폼의 정례화로 이전보다 적은 인원으로 일 할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추가적인 인력 축소나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원가 절감 등 경영 효율화에 더욱 고삐를 죄는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국내 생산 스마트폰 비중은 2008년 11.4%에서 2018년 1.3%로 급감했다.

국내 휴대폰 생산량이 가파르게 줄어드는 동안 중국, 인도, 베트남 등 신흥 국가 생산량이 크게 늘었다. 작년 기준 중국이 전체 70%를 차지하고 있고 인도는 13%대, 베트남은 10%대를 생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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