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배제 이어 차이나모바일 진출도 제동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성명을 통해 중국 이동통신사업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진출을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성명을 통해 중국 이동통신사업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진출을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17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이 통신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경계수위를 높여가는 양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은 미국 정부가 자국 내 5G 설비 정비와 관련해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통신기기 제조업체를 배제하기로 하고 다른 국가에도 중국 장비 배제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 가운데 17일(현지 시간)에는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이 직접 성명을 통해 중국 이동통신사업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진출을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혀, 통신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져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FCC 위원장의 승인 거부 방침은 중국 정부의 사이버 공격이나 스파이 활동으로 미국의 안보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만약 미국과 중국 사이에 충돌이 생겼을 경우에 미국의 네트워크에 대규모 장애를 일으키거나 부정 침입할 가능성이 확실하다”며 차이나모바일의 시장 진출이 갖는 위험성을 강조했다.

차이나모바일은 미국과 외국을 연결하는 국제전화서비스의 사업 전개를 목표로 미국 진출을 추진 중이다. 미국 정부의 승인이 나면 미국 내에 통신기기나 통신회선을 두고 미국 통신망과 연결하기 때문에 중국 정부로 정보가 새어나갈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본래 차이나모바일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는 것은 중국 정부가 미국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미국의 안보다 국익에 손해를 줄 목적 때문이라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차이나모바일은 중국 국유 기업으로 공산당 지도부나 정부와의 관계가 가까워 정부의 스파이 용도로 활용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파이 FCC 위원장은 성명에서 “차이나모바일은 중국 정부에 이용되고, 영향을 받아 지배되기 쉽다”라고 꼬집었다.

미국의 통신행정을 관장하는 FCC가 안보를 이유로 외국 기업의 시장 진출에 거부 의사를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에 이번 방침이 차이나모바일이라는 기업에 한정된 사안인지 아니면 중국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관련, FCC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소프트뱅크가 출자하는 스프린트나 도이치텔레콤 산하의 T모바일의 예를 들며 통신시장 개방과 관련한 미국의 기본적인 입장을 제시하면서 “(이번과 같은 판단은) 모든 중국 국유 기업에 해당되며, 국유가 아닌 중국 기업에도 해당되지 않겠냐”며 이번 방침이 전적으로 중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승인 거부를 주도한 파이 위원장은 강력한 대중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지난해 4월에는 연방 정부가 관리하는 보조금을 받은 통신사업자가 화웨이와 중국 ZTE의 통신기기를 조달하는 사안을 사실상 금지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파이 위원장은 정권이 추진하는 통신 정책의 나팔수 역할을 맡아 왔다. 지난 12일에는 백악관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서서 “5G 경쟁에서 승리한다”고 선언했다. 중국 견제에는 여당인 공화당 뿐 아니라 야당인 민주당도 적극적인 자세다. 여야 간에 대립이 많지만 안보를 둘러싼 중국 경계심만은 정권과 의회가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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