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결제 관련 스타트업기업 애디엔(Adyen)은 지난해 6월에 상장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상장 첫 날 주가가 90% 상승해, 시가 총액이 단숨에 158억 달러에 도달했다.
네덜란드의 결제 관련 스타트업기업 애디엔(Adyen)은 지난해 6월에 상장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상장 첫 날 주가가 90% 상승해, 시가 총액이 단숨에 158억 달러에 도달했다.

 

올해 들어, 미국 테크놀로지 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기업공개(IPO)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핀테크 분야에서는 스타트업기업의 상장이 별로 활발하지 않다.

핀테크는 벤처캐피탈(VC)의 투자가 집중되는 분야다. 그런데 왜 이 분야 스타트업기업들은 상장에 적극 나서지 않는 것일까. 그 배경에는 상장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수단이 있기 때문이라고 벤처캐피탈 관련 조사업체 CB인사이트는 지적한다.

2018년 초 시점에서,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아들인 핀테크 분야의 유니콘기업(기업평가액이 10억 달러를 넘는 비상장 기업)은 전 세계에 25개사가 있고, 기업평가액은 합계로 760억 달러(86조4900억 원)에 달한다.

이 정도의 투자 열기를 감안하면, 평가액이 높은 스타트업기업들은 기세에 편승해 IPO에 나섰을 것으로 보인다.

그 대표적인 사례로 네덜란드의 결제 관련 스타트업기업 애디엔(Adyen)을 들 수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6월에 상장해 대성공을 거두었다. 상장 첫 날 주가가 90% 상승해, 시가 총액이 단숨에 158억 달러에 도달했다.

그러나 핀테크 분야에서 애디엔 같은 스타트업기업이 많지는 않다. 지난해 상장한 핀테크 스타트업기업 중 유니콘기업은 애디엔을 포함해 3개 업체에 불과하다. 다른 2곳은 P2P(peer to peer)대출 관련 스타트업기업인 영국 펀딩서클(Funding Circle)과 주택개보수 대출 관련 스타트업기업인 미국 그린스카이(Green Sky)이다.

이처럼 핀테크 분야 유니콘기업 중 IPO를 선택한 곳이 3군데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핀테크 기업들이 IPO를 최우선시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의 반증으로 볼 수 있다.

개인대출 관련 스타트업기업인 미국 어펌(Affirm)이나 온라인의료보험의 미국 오스카 헬스(Oscr Health), 클라우드 기반 급여 플랫폼인 미국 거스토(Gusto) 등 평가액이 높은 핀테크 스타트업기업이 막대한 사업운영비가 필요한데도 상장에 의존하지 않고 사업을 지탱해 가는 이유는 한 번에 1억 달러 이상을 조달하는 ‘메가 라운드(mega round)’의 증가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메가 가운드는 다양한 업계에서 IPO에 대신하는 정당한 자금조달 수단으로 대두하고 있다. 스타트업기업으로 유입되는 돈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운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당국의 심사나 시장에 스스로를 노출시킬 필요가 없게 된 것이다.

지난해 핀테크 분야의 스타트업기업이 실시한 메가 라운드 건수는 52건이었고, 조달 금액은 합계 약 250억 달러였다. 건수와 금액 모두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메가 라운드가 증가 추세를 계속 보인다면, 핀테크 기업의 IPO 저조 양상은 앞으로도 수 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온라인대출서비스 플랫폼인 중국 루닷컴(Lu.com)이나 오스카 헬스, 주식거래 앱인 미국 로빈후드(Robinhood), 소셜미디어 데이터분석 관련의 미국 데이터마이너(Dataminr) 등의 핀테크 스타트업기업은 모두 지난해 실시한 자금조달 라운드에서 한 번에 3억 달러 이상을 조달했다. 이 같은 기업은 앞으로 수 년 상장하지 않고도 사업을 유지해 나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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