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대수 저조로 선행투자 부담 커져

 

미국 전기자동차(EV) 제조업체 테슬라와 일본 파나소닉이 미국에서 공동으로 운영하는 EV용 배터리의 생산력을 늘리는 투자를 동결한다.

1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에 따르면 두 회사는 당초 내년 중 배터리 생산력을 50% 늘릴 계획이었으나 EV의 판매대수가 예상을 밑돌아, 수천억 엔이나 되는 선행 투자의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해 증산 투자를 동결하기로 했다.

투자를 동결하는 곳은 미국 네바다 주에 있는 세계 최대의 EV용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1’이다. 이 공장에서는 2017년 1월부터 테슬라 최초의 보급형 세단 ‘모델3’에 탑재하는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파나소닉은 셀이라 불리는 원통형의 핵심 부품을 생산하고 테슬라는 셀을 수천 개 사용한 전지모듈(복합 부품)을 조립해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완성차 제조 공장에 공급하고 있다.

두 회사가 지금까지 5000억 엔을 투자한 전지공장은 현재 35기가와트시(GW•h)의 연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연간 50만대 이상의 EV용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생산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테슬라는 2020년에 EV의 생산량을 연 10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었고, 이에 따라 파나소닉과 공동 운영하는 전지공장에 대해서도 내년 중 연산능력을 54기가와트시로 50% 증강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그러나 2017년 7월에 생산을 시작한 보급 모델은 2번에 걸쳐 생산목표의 달성 시기를 연장하고 예약고객에 대한 납품도 지연됐다. 기존의 고급차 2종을 합쳐, 지난해 세계 전체 판매대수는 24만5000대에 머물렀다. 올해 판매대수는 36만~40만대로 전망된다. 테슬라 경영진은 지난해 중반 이후 양산 메이커의 기준이 되는 연간 100만대의 달성시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

테슬라는 세계 최대 EV 시장인 중국에서 금년 중 가동을 목표로 두 번째 생산거점이 되는 완성차 조립공장 건설을 진행하고 있다. EV용 전지도 일관생산한다는 방침이지만, 파나소닉은 이 공장에 대한 투자도 당분간은 보류한다는 입장이다. 테슬라는 상하이에서는 파나소닉 이외의 전지업체와 제휴를 모색하게 된다.

EV 대표주자인 테슬라의 이번 전지 증산 투자 동결은 EV 보급의 어려움을 방증하는 사안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하면서, 향후 EV 제조업체들의 패권 다툼이 한층 뜨거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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