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애플 등의 전 직원 기술절도 혐의 제소

첨단기술 분야인 자율주행에서, 미국의 대중국 경계가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첨단기술 분야인 자율주행에서, 미국의 대중국 경계가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첨단기술 분야인 자율주행에서 미국의 대중국 경계가 한층 강화되는 양상이다.

전기자동차업체 테슬라가 최근 자사 기술을 가지고 중국의 동종 업체로 이직했다며 전 직원을 고소하고, 앞서 지난 1월에는 연방수사국(FBI)가 자율주행 기술 데이터 절도 혐의로 중국 업체로 이직한 애플의 전 직원을 제소하는 등 자율주행 관련으로 미국의 중국을 겨냥한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지금까지 반도체나 통신 분야에서 두드러졌던 미국과 중국 두 나라간의 대립이 향후 성장이 유망한 자율주행 기술로도 불길이 번져,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테슬라는 지난달 하순 자율주행 설계 담당 전 직원이 기술을 훔쳤다며 그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법원에 제소했다. 이 직원은 지난 1월에 갑자기 퇴사해 중국에서 급성장하는 신생 전기자동차제조업체 샤오펑자동차(小鵬汽車)로 이직했다. 퇴사 전에 테슬라의 운전지원 기능 ‘오토 파일럿’의 소스코드 등의 데이터를 복사했다는 게 테슬라 측의 주장이다.

FBI는 지난해 7월에 애플의 전 직원도 자율주행 기술을 가지고 샤오펑자동차로 전직했다고 구속 기소했다. 이 직원은 그 해 5월까지 애플에서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었다. 퇴직 전에 지적재산권으로 등록을 마친 정보나 기술 설명서 등을 빼돌렸다는 혐의다.

제소된 두 사람은 샤오펑자동차로 전직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회사는 2014년 설립해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 조사회사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이 회사는 기업 가치가 36억5000만 달러(약 4조1000억 원)로 중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큰 유니콘 기업(평가액이 10억 달러가 넘는 비상장 기업)이다.

샤오펑자동차는 테슬라의 제소에 대해 “부정행위 의혹을 인식하지 못했다.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기밀 정보를 부정하게 사용하는 일은 없다”고 말하고, “현재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사는 중국 온라인쇼핑몰인 알리바바 그룹과 대만 전자업체 홍하이, 샤오미의 레이쥔 최고경영자(CEO) 등 중국의 유명 기업과 기업인이 출자한다. 이런 유망 스타트업 기업을 둘러싸고 잇따르는 기술절도 의혹 제기는 중국 내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성장 시장으로 전망되고 빅 데이터의 보고인 자율주행 기술의 패권을 놓고, 미국과 중국은 서로 양보하지 않고 치열한 다툼을 계속하고 있다. 그 상황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주행실험 데이터이다. 본격적인 보급을 앞두고, 관련 업체들은 개발 중인 자율주행 차량의 시험주행을 공공도로에서 반복하고 있다. 주행거리가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문제점을 더 많이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자율주행의 실용화는 그 만큼 빨라진다. 즉 주행거리 실적이 긴 회사일수록 자율주행 기술 실력이 높은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공공도로 주행 시험이 이루어지고 있는 캘리포니아 주의 공개 데이터를 보면 중국 기업의 약진을 쉽게 알 수 있다. 2017년 12월~2018년 11월 실적에서는 선두는 미국 구글 계열의 웨이모인데, 상위 15개사 중 5개사는 중국 업체다. 게다가 그 대부분은 설립된 지 1~2년 남짓의 신생 기업이다. 이런 상황에 대해, 미국의 관계자들은 “이처럼 짧은 기간에 벤처가 자율주행 기술을 획득할 수 없다”며 고개를 갸우뚱한다.

미국의 의심은 중국 최대 인터넷검색 업체 바이두도 향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한다. 이 회사는 2017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운영하는 자율주행기술 연구개발 시설을 증설했다. 그런데 그 곳은 자율주행 기술에서 가장 앞선 곳으로 평가되는 구글의 본사에서 차로 20 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이 개발거점에서 일하고 있던 중국인 기술자들도 최근 중국에 잇따라 귀국해 자율주행 관련 기업을 잇달아 설립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 의회도 이런 점을 의식해 바이두의 움직임을 “미국의 유능한 기술자와 과학자에 접근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최근 특히 주목하는 것은 중국 공산당의 ‘천인(千人)계획’으로 불리는 고급 인재 유치 프로그램이다. 이 계획은 해외의 선진 기술을 중국에 도입할 목적으로 2008년에 시작하여 지금까지 약 8000명이 스카우트됐다. 고액의 보조금 지급이나 고위직 제공 등과 파격적인 대우를 내세우고 있는데, FBI가 이 프로그램을 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에서 원전 관련 기술을 빼돌린 혐의로 2018년 8월에 FBI에 체포된 직원도 천인계획의 대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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