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지배력 확대·내실 강화...9.6조 배당
삼성서초사옥서 제 50기 정기 주주총회 개최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 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개최된 '삼성전자 제 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은 20일 “올해 회사 전 분야에 걸친 근원적인 혁신을 통해 초격자를 확보하는 등 체질개선을 통한 내실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개최한 '제 50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첫 의장을 맡아 인사말을 통해 "올해도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지고 있어 회사 전 분야에 걸친 근원적인 혁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이사와 부품이 주력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을 겸직하고 있는 김 부회장은 "소비자가전(CE)·IT모바일(IM)사업은 혁신제품의 지속적인 출시와 제품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시장 지배력을 확대하고, 부품 사업은 개발 및 제조 역량을 더욱 강화해 초격차를 확보하는 등 체질개선을 통한 내실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5세대 이동통신(5G)은 신사업으로 의미있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집중 육성하는 한편 앞으로 기술·소비자·경쟁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미래성장을 견인할 사업기회를 선점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성과에 대해 김 부회장은 "지난해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에서도 TV 13년 연속 글로벌 1위, 스마트폰 글로벌 1위, 반도체 글로벌 1위를 달성했다"며 "연결기준 매출 244조원, 영업이익 59조원으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외적으로도 포천지 500대 기업 12위, 인터브랜드 브랜드 가치 6위 등 글로벌 리딩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며 브랜드 가치 상승도 강조했다.

다만 올해 실적에 대해서는 쉽지않다는 점을 짚었다. 김 부회장은 "올해는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부품 수요를 견인했던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와 데이터센터 업체의 투자 축소 등으로 어려운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신사업 분야에서 주도권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적 하락에 대한 성토도 나왔다. 한 주주가 "삼성전자가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는데 이사진들은 뭐하고 있느냐. 일할 의사가 없으면 사표를 내시오"라고 거세게 항의하자 다른 주주들이 "그만하라"고 제지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주주가치 제고에 나선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을 모두 소각했으며, 분기 배당을 포함해 연간 9조6000억원을 배당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올해가 회사 창립 50주년을 맞는 매우 뜻깊은 해로 '함께 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의 사회공헌 비전 아래 미래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청소년 교육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나눔과 상생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역할 구현에도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임직원 모두가 철저한 준비와 도전을 통해 리딩 기업의 위상을 공고히 하여 주주와 사회,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발전하는데 기여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날 행사에는 김기남 부회장을 비롯, 김현석(CE부문장)·고동진(IM부문장) 사장 등 3명의 대표이사와 이상훈 이사회 의장, 사외이사, 주주, 기관투자자 들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
삼성전자 제50기 정기 주주총회 현장

삼성전자는 의안 상정에 앞서 3개 부문장이 각 사업부문별 경영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참석한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김현석 사장은 “지난해 CE부문은 매출 42조원, 영업이익 2조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소폭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증가했다”며 “지난해 급격한 경영환경 변화와 업체 간 경쟁심화 속에서도 TV와 냉장고는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의 발언이 끝난 후 한 주주는 “미국 가전제품 시장이나 한국 코스트코에 가면 삼성 말고 굉장히 많은 브랜드가 약진하고 있다”며 “삼성의 프리미엄 제품 전략은 알겠는데, 프리미엄을 제외한 저가 제품 시장에서는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김 사장은 “프리미엄 제품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65~70%의 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다른 제품의 경우 중국이 많이 진출해 있다”며 “사업부에서 방관하지 않고 경쟁력을 차별화해 적극 대응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고동진 사장은 “지난해 IM 부문은 주요국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수요가 정체되고 중저가 제품의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등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매출 101조원, 영업이익 10조2000억원을 달성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삼성전자는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시장 경쟁 속에서 5G∙IoT∙AI 등 신기술 기반 혁신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고, 더 많은 고객에게 기술의 혜택을 제공하는 ‘카테고리 크리에이터’로서의 리더십을 지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총회에 참석한 주주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중국 시장에서 다소 주춤한 것을 두고 “5G 시대 등 격변하는 시대에 한 템포 놓치면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 하면서 망한 노키아처럼 될 수도 있다”며 “향후 사업전략이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고 사장은 이 같은 질문에 대해 “5G와 관련해서 삼성전자는 표준이나 특허 등 10년여 간 준비해 왔다”며 “삼성전자는 전 세계적으로 유일하게 장비, 단말, 칩셋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5G 시대가 새로운 IT산업의 르네상스를 일으킬 수 있는 변혁의 시대라는 것을 예측을 하고 사내에서 단단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를 분리해 이사회의 책임과 독립성을 강화했다. 외국 국적,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하고 사외이사후보 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는 등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정책도 시행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 주총은 두배로 늘린 좌석이 모자랄 정도로 주주들이 대거 참석했다. 액면분할 이후 첫 주총이다보니 평소 400여명 정도가 참석하는 주총에 이날엔 1000명 이상의 주주들이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좌석을 800석으로 예년보다 두배로 늘려 대응했지만 주주 입장이 지연되며 주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특히 주총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돌아가거나 주총장 밖 복도에 서서 중계로 주총을 지켜보는 주주들도 다수였다.

삼성전자는 주총장 밖에 배치한 추가 주주석에도 카메라를 설치해 경영진에 질문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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