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SPA 등 소형 모델 속속 공개… 플랫폼도 외판

지난 5일 개막한 제네바국제자동차쇼에서는 폭스바겐과 프랑스 PSA 등이 보급형인 소형 EV를 잇따라 공개했다.
지난 5일 개막한 제네바국제자동차쇼에서는 폭스바겐과 프랑스 PSA 등이 보급형인 소형 EV를 잇따라 공개했다.

 

전기자동차(EV)를 둘러싼 경쟁이 유럽에서 새로운 단계에 진입해 가는 양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독일 폭스바겐이 EV의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기술을 판매하기로 결정했고, 유럽에서 2021년에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환경 규제가 시행되는 것에 염두에 두고 유럽 제조업체들은 보급형인 소형 EV의 상품화를 서두르고 있다고 5일 보도했다.

폭스바겐은 EV 전용으로 개발한 플랫폼(차대)의 판매에 들어갔다. 플랫폼은 차량의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기술인데, 이미 EV 스타트업 기업에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었고, 제휴 관계에 있는 미국 포드자동차와도 협상 중이다.

폭스바겐의 이 같은 움직임에는 급증하는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자를 중심으로 핵심 기술을 보급해 전기차로의 이행 속도를 높이려는 의도가 있다. 자율주행이나 차량공유 등 모빌리티 서비스 사업자의 차량은 대부분 EV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플랫폼을 공급을 받으면 내외장용 부품만을 간단히 장착해 EV를 손쉽게 생산할 수 있게 된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약 1083만대를 판매해 3년 연속 판매 1위를 달렸다. 자동차 업계의 거인이 EV의 원천 기술을 폭넓게 공급하면 IT 사업자 등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진입 장벽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폭스바겐은 생산 규모를 늘려 EV 생산 비용을 절감 할 수 있다.

한편 지난 5일 개막한 제네바국제자동차쇼에서는 폭스바겐과 프랑스 PSA 등이 보급형인 소형 EV를 잇따라 공개했다.

각 사가 염두에 두는 것은 유럽연합(EU)이 2021년에 시행하는 연비 규제이다. 유럽에서 판매하는 차는 평균 주행 킬로미터 당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95그램 이하로 억제해야 한다. 이를 가솔린차의 연비로 고치면 1 리터당 24.4킬로미터이다.

EU의 규제는 2015년 기준보다 27% 낮은 수준이다. 다른 주요 시장을 보면, 중국은 2020년에 117그램 이하, 일본은 122그램 이하, 미국은 2025년 시점에서 97그램 이하이다.

EU 규정은 1그램 초과할 때마다 차량 판매 당 95유로 (약 10만5000원)의 벌금을 내야한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 100만대를 판매하는 업체가 10그램 정도를 초과한 경우 벌금은 한 해 약 1조200억원이 된다.

폭스바겐은 우선 자회사 아우디 등 그룹 회사로 ‘MEB’라고 불리는 EV 전용의 기본 설계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기반한 아우디의 소형 SUV ‘Q4 e트론’은 2020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아우디의 소형 SUV는 현재 동급의 전 세계 판매에서 약 15%를 차지한다.

폭스바겐의 2018년 EV 생산 대수는 전체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약 4 만대였는데, 2025년까지 50차종 이상을 출시할 계획이다. 헬베르트 디스 사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에서는 2030년에 40~50%를 EV로 하겠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는 40%를 목표로 한다.

유럽 ​​2위 자동차업체인 PSA는 EV와 엔진 차량 모두에 적용하는 새로운 섀시를 사용해, 푸조 브랜드의 주력 소형차 ‘208’에 EV도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 조사업체인 JATO다이내믹스에 따르면, 208와 같은 ‘서브 컴팩트’로 불리는 크기의 차량은 유럽 시장의 약 20%를 차지해 SUV 다음가는 인기 분야이다.

닛산자동차는 EV에 가까운 자신의 하이브리드 기술 ‘e파워’를 탑재한 소형 SUV의 콘셉트 차 ‘IMQ’을 발표했다. e파워의 해외 전개는 처음이다. IMQ을 기반으로 한 양산 모델을 2022년까지 발매하고 유럽에서의 전동 차량의 판매 대수를 현재의 5배로 늘릴 계획이다.

혼다는 연내에 유럽 등에서 출시할 예정인 소형 EV를 ‘혼다e프로토타입’으로 처음 공개했다. 소형차 ‘피트’와 동일한 크기로 한 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는 200킬로미터 이상, 30분에 80%를 충전할 수 있다고 이 회사는 밝힌다.

발밑에서 폭스바겐과 독일 다임러 등의 유럽 업체들은 새로운 환경 규제의 시행이 2년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여전히 연비가 나쁜 SUV의 비율을 줄이지 않고 있다. 시장 조사기관인 영국 PA컨설팅은 2017년 가을 시점에서 2021년 규제를 클리어 할 수 있는 것은 도요타 자동차와 르노·닛산 연합 등 몇 개 그룹에 한정되는 것으로 예측했다. 뒤쳐진 독일 세력은 보급형 EV의 투입으로 대처를 서두를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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