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기업의 실적이 지난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기업의 실적이 지난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기업의 실적에 브레이크가 걸리는 모양이다. 12월 마감인 2018년도 결산에서 상장기업 약 3600개사 중 최종적으로 손익이 전년도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표명한 곳이 1070개 사에 이르고, 400곳 이상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소비 위축이나 미중마찰로 타격을 입는 기업이 많아 상장기업 전체가 이익 감소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니혼게이자인신문은 상하이와 심천 두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기업의 공시를 정리해 이 같이 보도했다. 중국 기업의 결산기는 12월이어서 적자 전락과 같은 커다란 실적 변동이 있는 경우는 원칙적으로 1월 중 공시가 요구되고 있다.

무엇보다 개인소비의 둔화를 배경으로 자동차 업체들의 실적 악화가 눈에 띈다. 베이치푸덴(北汽福田)32억위안(52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승용차 볼크발트브랜드의 판매 부진에다 상용차의 수주도 저조했다.

중국의 신차 판매는 2018년에 2808만대로 전년에 비해 2.8% 감소했다. 시장 포화 상황에서 제조업체의 우열이 뚜렷하다. 독일 폭스바겐 등과 손잡은 최대 업체 상하이자동차(上海汽車)는 이익이 5% 정도 늘어난 반면에 충칭창안(重慶長安)과 장링(江鈴)은 이익이 약 90% 줄었다.

홍콩에 상장한 지리(吉利)201812월의 판매대수가 전년 동월 대비 40% 감소했다. 올해 판매목표도 151만대로 2018(150만대)보다 약간 늘려 잡았다.

무역전쟁의 영향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제재를 받은 통신기기 업체 ZTE는 최소 62억위안의 적자를 기록했다. 양국의 제재관세로 2018년 하반기 이후 수출입이 활력을 잃으며 해운업체가 치명타를 입었다. 중원해운(中遠海運, COSCO)은 수익이 50% 이상 감소했다. 상하이국제항공의 국제화물 취급물량은 20189월부터 전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환율변동과 주가 급락과 같은 금융시장의 불안도 기업 실적의 발목을 잡고 있다. 위안화는 2018년 가을에 달러대비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상하이 주가도 연간 25% 가까이 하락했다. 항공업체인 중국동방항공과 중국남방항공은 모두 순익이 50% 정도 감소했다. 유류 가격 상승에 위안화 하락에 따른 환차손이 수십억위안 규모로 발생한 게 요인이다. 국유 생명보험사인 차이나라이프(중국인수보험)는 자산운영의 부진으로 순이익이 전년도의 50~70% 감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국영의 자원업체인 페트로차이나, 건설기계의 삼일중공업 등과 같이 수익을 크게 늘린 기업도 적지 않다. 그러나 시진핑 정부가 추진해 온 과잉채무 개선 정책을 배경으로 대체로는 민간의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이 고전하는 양상이다. 실적 전망을 공개하고 있는 기업 중 금융을 제외한 약 2540개 사의 순이익 합계는 3% 정도 감소했다.

기업의 실적 악화는 특히 이주노동자를 강타하고 있다. 고용불안이 소비를 위축시키면 기업 실적이 더 나빠지는 악순환도 우려된다.

중국의 한 인력채용 회사에 따르면 2018년도 연말상여금은 평균으로 7100위안(110만원)으로 전년보다 2.4% 줄었다. 지급 기업의 비율도 66%에서 55%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발표한 도시 지역 실업률은 5%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안정된 것처럼 보이지만 직장을 구하지 못한 이주노동자는 농촌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있어 실업률만으로 고용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어렵다.

대만 홍하이가 허난성의 스마트폰 제조거점에서 5만명 규모의 감원을 단행하는 등 구조조정의 움직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른 외국자본의 수탁제조서비스(EMS)에서도 종업원에게 윤번으로 휴가를 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진핑 정부는 공공투자나 보조금 확대, 인원 삭감을 유보한 기업에 대한 고용보험료 환급 등 경기 하락을 막으려고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그러나 인건비 삭감은 춘절 후 본격화 할 것으로 보이며 경기 대책의 효과를 감쇄시킬 가능성도 있다. 중국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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