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가전 삼총사’ 공청기·건조기·의류관리기 모두 10위 안 진입
지난해 건조기가 세탁기 매출 넘고, 공청기는 11위에서 9위로 2단계 상승

이마트 공기청정기 매장

미세먼지가 가전제품 매출 지형도를 바꾸고 있다.

‘삼한사미’(사흘 춥고 나흘 미세먼지)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해지면서 공기청정기는 이제 냉장고·세탁기처럼 ‘필수 가전’이 됐다.

미세먼지로 인해 공기청정기 외에 건조기와 의류관리기(스타일러)를 합친 ‘미세먼지 3종 가전제품’ 판매도 늘고 있다. 에어컨에도 공기청정 기능이 강화되는 등 미세먼지가 가전제품 수요를 바꾸고 있다.

이마트가 최근 3년간 가전제품 매출을 분석해본 결과, 미세먼지 관련 가전의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하며 가전 순위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대표적으로 공기청정기의 경우 올해 1월 들어(~20일) 전체 가전제품 가운데 매출 8위를 기록했다.

1월 기준으로 공기청정기 매출 순위가 10위권에 진입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16년만 해도 30위 권 밖이던 공기청정기 매출이 2017년 22위에서 2018년 13위를 거쳐 올해 1월에는 공기청정기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8위까지 수직 상승한 것이다.

이는 지난 12일부터 시작된 ‘미세먼지 공습’으로, 올해 1월(~20일) 이마트 공기청정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80% 가량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구매 객수 또한 2배 이상 늘면서 이미 지난해 1월 한 달 매출의 95%를 달성한 것이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의류관련 가전 매출도 덩달아 증가세다.

옷에 묻은 미세먼지를 털어 관리해주는 의류관리기 매출은 1월(~20일)기준 작년 동기 대비 107.6% 늘며 지난해 1월 20위에서 올해는 10위로 10계단 상승했다. 건조기 매출 역시 1월 들어서만 35.7% 증가했고, 매출 순위도 7위에서 6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비단 1월 매출뿐만 아니라 연간 매출을 살펴봐도 공기청정기를 필두로 분류되는 ‘홈케어가전’은 지난해부터 미세먼지가 이슈화되면서 가전시장의 주류로 성장 중이다.

공기청정기는 가전 매출에서 2016년 이전만 하더라도 20위 밖에 머무르다 2017년 11위로 올랐고 지난해는 75.2% 신장하며 9위에 올라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하였다.

KTB투자증권 보고서를 보면, 국내 공기청정기 시장은 2015년 80만대에서 지난해 200만대 규모로 성장했다. 흔히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과 같이 연간 100만대 이상 판매되는 가전을 ‘필수 가전’이라 부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공기청정기는 이제 필수 가전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최악의 미세먼지가 이어지고 있는 최근 들어서는 집 안에 공기청정기 한 대로는 부족해 추가로 구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일부 외국계 회사는 한국에서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한국형 모델을 출시하기도 했다. 스웨덴의 공기청정기 업체 블루에어는 미세먼지를 보다 효과적으로 감지하는 고정밀 센서를 탑재한 모델을 한국에서 단독 출시했다.

건조기와 의류관리기도 미세먼지 때문에 판매량이 갈수록 늘고 있다. 밖에 나갔다 돌아온 뒤 옷에 묻은 미세먼지가 집 안 공기를 오염시킨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련 제품 시장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건조기 시장은 지난해 100만대, 스타일러는 20만대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건조기는 2017년 8위에 머무르다 115.6% 신장하며 지난해 7위로 1단계 상승했다. 의류관리기는 2017년까지 20위권 밖에 있다가 지난해 매출이 109.5% 증가하며 18위에 올라 20위권에 처음 들어섰다.

 

이러한 영향으로 2018년 처음으로 건조기 매출이 세탁기 매출을 넘는 기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즉, ‘틈새가전’, ‘가치소비’라고 여겨지던 홈케어가전 제품들이 지난해부터 가전시장에서 ‘필수가전’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처럼 공기청정기 등 미세먼지 관련 가전제품이 특수를 누리는 원인으로 연중 지속되고 있는 미세먼지 공습을 꼽았다.

특히 올해는 ‘삼한사온’에서 파생된 ‘삼한사미(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린다)’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다.

한국환경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가 20일 지난 가운데, 전국 미세먼지(PM2.5, 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 발령은 147회로 이미 지난해 316회의 45% 수준에 달했다.

미세먼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지난 8월 정부는 미세먼지(PM2.5) 주의보/경보 기준을 기존 단위면적(㎥)당 90/180㎍(마이크로그램)에서 75/150㎍으로 조정하는 등 대대적으로 미세먼지 환경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양태경 이마트 소형생활가전 팀장은 “지난해부터 미세먼지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소비자들이 공기청정기 등 미세먼지 관련 제품들을 필수가전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공기청정기는 방마다 1대씩 두는 추세이고, 건조기, 의류관리기는 100만원이 훌쩍 넘는 고가가전임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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