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애플? 아마존, 실리콘밸리 외 지역에 사옥 신설?고용 확대

샌프란시스코를 비롯한 미국 서해안에 본사를 두고 있는 미국의 대형 IT 기업들 사이에서는 최근 들어 실리콘밸리 이외의 동부나 남부 지역으로 사업 거점과 전문인력 고용의 무대를 확장해 가는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양상이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구글은 뉴욕 맨해튼 남부 웨스트빌리지의 허드슨강변에 약 10억 달러(113000억 원)을 들여 170만 스퀘어피트(16) 규모의 영업단지 구글허드슨스퀘어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17(현지 시간) 공표했다. 이에 따라 이 회사는 앞으로 이 지역 고용 인력을 현재의 7000명에서 14000명으로 2배 늘릴 계획인데, 주로 검색, 광고, 클라우드 사업과 연관되는 인공지능(AI)이나 마케팅 인재를 고용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 본사
구글 본사

 

이에 앞서, 역시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는 애플은 13일 남부 텍사스 주의 주도인 오스틴 시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신사옥을 건립하고 15000명을 고용한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이외에도 미국 중서부인 피츠버그와 뉴욕에서도 고용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애플 본사
애플 본사

 

아마존도 뉴욕 퀸즈 지구에 제2 본사를 설립하고 내년부터 25000명을 신규로 채용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회사는 이미 버지니아 주 알리톤에서 대규모 고용을 추진 중이다.

지금까지 서해안 거점에서 인재들을 채용해 온 미국의 대형 IT 기업들이 실리콘밸리 이외의 지역으로 눈을 돌리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선 서해안 지역 전문 기술 인력의 몸값 상승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미국 부동산 서비스 업체인 CBRE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등 실리콘밸리 지역 소프트웨어엔지니어의 2017년 연 평균 수입은 13894 달러로 미국 전 지역에서 가장 높다. 2011년과 비교해 15.7% 늘었다. 아마존의 본사가 있는 시애틀은 2017년 연 평균 수입이 128030 달러이고, 2012년과 비교해 27.5% 신장했다.

이에 비해 뉴욕은 미국 전역에서 실리콘밸리 다음으로 엔지니어 수가 많지만 2017년 연 평균 수입은 112172 달러로 서해안 지역보다는 다소 떨어진다. 오스틴도 인재 수준은 뉴욕 이상인 것으로 평가되지만 연 평균 수입은 1011590 달러다.

높은 임대료 상승률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2017년 실리콘밸리 아파트 임대료는 월 2892달러인데 2013년과 비교해 30% 올랐다. 시애틀은 월 1713 달러로 2013년 대비 29% 증가했다. 이에 비해 뉴욕은 임대료가 월 4042 달러로 월등히 많지만 신장률은 2013년 대비 4% 증가에 머물렀다.

따라서 우수 인력의 확보에 있어서, 실리콘밸리보다도 비용이 적게 드는 뉴욕이나 오스틴은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인건비 상승만을 미국 대형 IT 기업들이 고용 지역을 확대하는 이유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한다.

사실 인건비 상승은 수년 전부터 진행되어 온 사안이다. 이미 AI 관련 업계에서는 저임금의 캐나다 토론토로 인력을 찾아 나서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그런데도 굳이 대형 IT 기업들이 미국 내 고용 확대를 강조하는 것은 트럼프 정권을 의식한 결과로 보인다.

애플의 경우는 2017년 말에 결정된 국내 감세의 도입으로 외국에 있는 자금을 국내로 들여올 것으로 기대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의 오스틴 투자 소식을 듣고 15일에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에서의 사업 확대와 수천 명 규모의 고용창출에 합의해 줘서 감사하다라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 정권은 미중무역마찰과 연계된 관세 인상이나 프라이버시 규제 강화 등 IT 기업의 실적을 좌우하는 몇 장의 정책 카드를 쥐고 있다. 기업으로서는 자신의 사업 확대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제1주의를 동시에 만족시키는 묘수가 무엇인지, 잘 찾아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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