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더블폰, 스마트폰시장에 새바람 일으킬까…관건은 '사용성'

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간) 공개한 폴더블폰의 겉모습(왼쪽)과 완전히 펼친 모습(오른쪽). 완전히 펼쳤을 때 가로 10.8㎝, 세로 15.1㎝(7.3인치)로, 소형 태블릿PC와 비슷한 크기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 폴더블폰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7일(현지시간) 공개한 폴더블폰의 겉모습(왼쪽)과 완전히 펼친 모습(오른쪽). 완전히 펼쳤을 때 가로 10.8㎝, 세로 15.1㎝(7.3인치)로, 소형 태블릿PC와 비슷한 크기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은 삼성 폴더블폰을 내년 상반기 중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폴더블폰) 출시 시점을 내년 상반기내로 못박았다.

초기에만 100만대가량을 생산해 갤럭시 10주년 신제품과 같이 선보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외관 자체가 바뀌는 변화인만큼 소비자를 잡기 위한 업체간 경쟁도 뜨거워질 전망이다. 벌써부터 LG전자·화웨이·샤오미 등도 폴더블폰을 내년 중 공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폴더블폰 경쟁에 속속 뛰어들기 시작하면서 폴더블폰이 점점 쪼그라들고 있는 글로벌 스마트폰시장에 전환점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된다.

승부는 결국 콘텐츠에서 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12일 삼성전자와 업계에 따르면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폴더블폰 출시 일정에 관한 질문을 받고 "날짜를 못 박을 수는 없지만, 내년 상반기 폴더블폰을 무조건 출시할 것"이라며 "초도 물량이 100만대 이상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내부적으로 3월 말 출시를 목표로 폴더블폰을 준비 중인만큼 내년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초기 제품인 만큼 제품 수율과 생산 능력에 따라 일정 변경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어 "갤럭시S10에 5G를 지원하는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가 처음 들어간다"며 "폴더블폰이라는 새로운 폼팩터에 5G 통신 모듈을 설계하고 넣기에는 안정화 이슈가 있어 갤럭시S10에 처음 넣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7일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폴더블폰에 들어갈 디스플레이와 UI(유저 인터페이스)를 공개해 국내외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10년간 비슷한 형태로 이어진 스마트폰 폼팩터의 '혁신'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고 사장은 "이번에 SDC에서 디스플레이를 보여준 것은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상용화 수준까지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의미"라며 "접었다 폈을 때 선을 안 보이게 하는 등 여러 장애물이 극복됐다. UI를 구체적으로 구현하는 것만 남았다"고 강조했다.

완성된 형태의 시제품은 아니지만, 폴더블폰을 준비 중인 화웨이, LG전자, 샤오미 등 다른 제조사보다 일찍 디스플레이를 공개하면서 브랜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도 나온다. 중국 업체 '로욜레'가 지난달 말 폴더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공개해 세계 최초 타이틀은 뺏겼지만 삼성전자가 공개한 폴더블 디스플레이는 평평한 것이어서 디스플레이가 울퉁불퉁한 플렉스파이와는 차이가 크게 난다는 반응이다. 대량 양산이 가능하다는 것도 중국 업체와 차별점이다.

고 사장은 "사람들이 쓰다가 '이게 뭐야' 하고 안 쓸 제품이라면 폴더블폰을 진작 내놨을 것"이라며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차별점은 최적의 UX(사용자 경험)를 추구하는 것이고 테크놀로지 리더십을 갖추기 위해 디스플레이, 배터리, 경량화 등도 고민했다"고 말했다.

폴더블폰 라인업도 갤럭시S 시리즈, 갤럭시노트 시리즈와 함께 매년 출시할 계획이라는 것이 고 사장 설명이다. 갤럭시S·갤럭시노트 시리즈 등 플래그십 제품이 100여 국가에 출시되는 것과 달리 한국, 미국 등 한정된 국가와 제한된 통신사를 통해 출시될 전망이다. 고 사장은 제품 이름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폴더블폰은 5G와 함께 전체 스마트폰 시장 수요 촉진과 함께 삼성전자 스마트폰 실적을 반등시킬 기회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수년째 스마트폰 출하량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애플과 중국 업체 사이에 끼여 출하량이 줄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고동진 삼성전자 사장

고 사장은 "5G 상용화 일정이 1년 반 전 처음 사업자들과 이야기했을 때보다 9개월 이상 앞당겨졌다"며 "내년 5G가 도입되면서 AI(인공지능), IoT(사물인터넷), AR(가상현실), 게임 등 기술 혁신이 구체화 될 것이고, 이는 삼성전자에 큰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어 "폴더블폰이 기존 스마트폰 폼팩터를 완전히 대체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롤러블, 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제품도 관련 기술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 연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 사장은 "내년은 갤럭시 스마트폰 10주년이기 때문에 저에게도 매우 의미가 깊다. 갤럭시S10을 제대로 준비해서 출시하겠다"며 "갤럭시홈도 빅스비 안정화만 확인되면 곧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더블폰을 준비하고 있는 LG전자는 내년 1월 가전전시회 'CES 2019'에서 폴더블폰 디스플레이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 초 폴더블폰 디스플레이를 공개한 삼성전자보다 출시가 수개월 늦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화웨이는 내년 6월 5G를 지원하는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애플도 2020년 이후 폴더블폰 시장에 뛰어든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SA는 폴더블폰 시장 규모가 2019년 320만대에서 2022년 5천10만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폴더블폰 자체는 성장성이 분명히 있는 것이다.

다만 폴더블폰이 실제로 스마트폰 시장의 반등을 이끌지는 아직 확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폴더블폰이 시장성이 있는 제품임에는 분명하지만, 일반 소비자에게까지 폭넓게 활성화하려면 결국 폴더블폰으로만 향유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사용자경험이 잘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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