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환 한경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박장환 한경대 전기전자공학과 교수

미래의 지능형 공장 ‘스마트 팩토리’는 모든 제조 산업이 지향하는 디지털화(Digitalization)의 종착점이다. 이 스마트 팩토리는 이미 수년전부터 제4차 산업혁명과 2015년 다시 이름을 변경한 플랫폼 인더스트리4.0(Platform Industry 4.0)의 중심이 되는 개념이다. 요즘 Platform ID4.0의 이슈는 단연 디지털화(Digitalization)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일 것이다.

Platform ID 4.0의 선언지인 독일은 대기업의 경우 디지털화와 디지털 전환이 많이 진행됐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어떨까? 국내 중소기업의 경우 디지털화와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인식 및 구현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설문조사에 의한 통계가 없어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아마 이제 막 시작단계인 것 같을 것이라는 짐작이 된다.

디지털화와 디지텉 전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오래 전 자동화에 많은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CIM(Computer Integrated Manufacturing, 컴퓨터 통합생산)과 Platform ID 4.0, 특히 스마트팩토리와의 차이점에 대해 우선 소개한다.

생산의 디지털화는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70년대 등장한 ‘디지털 제조(Digital Manufacturing)’ 아이디어는 1984년까지 잠잠하다가 공작기계 벤더, 자동화 시스템 벤더들에 의해 개발과 동시에 많이 알려지게 됐다. 1970년대에는 CAD(Computer Aid Design) 및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가 추가되고, 1980년대 초반에 CNC(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 기술 개발이 시작됐다. 비록 가치 창출의 디지털화는 NC(numerical Control) 기술로 50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ID 4.0에서도 실제로 디지털 전환과 함께 가장 중심적인 이슈이다.

스마트팩토리는 이미 1990년 중반 이후로 유행하던 CIM(Computer Integrated Manufacturing, 컴퓨터 통합생산)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위키피디아(Wikipedia)의 정의에 따르면 CIM은 조직 및 인사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새로운 경영 철학과 통합 시스템 및 데이터 통신을 사용해 전체 제조 기업의 통합을 이루는데 목적이 있다. 즉 CIM은 통합 시스템 및 데이터 통신을 통한 전체 제조 기업의 통합과 조직 및 인적 자원 개선을 위한 새로운 경영 철학을 결합한 것이다. 컴퓨터통합제조(CIM)는 컴퓨터를 사용해 전체 생산 프로세스를 제어하는 제조 접근 방식으로 통합을 통해 개별 프로세스가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어떻게 보면 스마트팩토리와 유사하게 보이지만 서로 다른 개념이다. 당시는 자동화가 유행했던 시대였기 때문에 CIM은 자동화와 결합해 자동화 피라미드의 수평, 수직통합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인더스트리4.0(Industry4.0)이라는 이름으로 네 번째 산업화가 본격화됐다. 정의는 CIM 개념과 비슷하게 들릴 수 있다. 확실히 중복되는 부분이 있지만 차이가 있다. ID 4.0 핵심은 IoT와 CPS(Cyber Physical System) 기반에 실시간으로 자원, 서비스 및 사람들을 생산 네트워크에 연결해 참여시키는 새로운 방식이다. 혁명적인 디지털화 기술이라기보다는 그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한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네트워킹할 수 있도록, 즉 인터넷 기술을 통한 의사소통 및 데이터 관리는 물론 컴퓨팅 능력의 엄청난 향상이 있어 가능했다. 생산 기술의 혁신적인 중요 기술로는 먼저 수평 네트워킹, 즉 부가가치시스템에서 사물과 서비스의 인터넷 사용과 수직 통합, 즉 기계 아키텍처의 변화-메카트로닉스 시스템에서 사이버 물리적 시스템으로의 전환 및 대량 데이터 처리 및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의 예측이 가능할 수 있도록 복잡한 부가가치 시스템을 실시간으로 최적화 한다.

아마도 CIM이 무인화공장 또는 단순히 컴퓨터에 의한 제조 방식에 목표를 둔다면 부분적으로는 이미 목표달성을 넘어 설 수도 있다. 많은 중소·중견 또는 대기업에서 비즈니스 세계와 생산의 통합은 오늘날 중요한 과제임에는 틀림없다. Production Planning Control시스템은 CAD/CAM세계와 통합돼 있으며 MES(Manufacturing Execution System)은 공작 기계 및 로봇을 사용해 응용 프로그램을 연결하고 제어한다.

CIM이 추구하던 이상(理想)은 당시 기술적인 한계로 인해 실현화가 가능하지 않았다. 30년 가까운 시간이 흐르면서 IT 기술적 변화로 클라우드, IoT 등이 등장해 Platform ID4.0시대가 도래하게 됐다. 스마트팩토리라는 용어는 제조 기술에서 비롯됐다. CPS(Cyber Physical System)과 결합해 기계, 장비, 제품 및 가상통신 기술과 같은 물리적 객체의 구조로 스마트팩토리의 목표는 제품, 설비와 통신함으로써 개별 생산 단계를 스스로 제어한다. 또한 공장이 스스로 결정을 내리고 스스로 구성할 수 있게 된다. 즉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설비들의 진화가 이루어져 자율적인 생산이 가능해 졌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는 생산품목의 다양화와 동시에 개별화를 통해 맞춤형의 소량주문도 가능할 것으로서 판단된다.

디지털화/디지털 전환은 Platform ID 4.0의 가장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디지털화는 기술적인 측면이 중요하나 반면에 디지털 전환은 오히려 비즈니스 측면에서 많이 고려되고 그 중요성이 더하다. 디지털화는 현재의 기술에서 미래의 새로운 청사진을 향해 발전해 나가는 도정이자 기술적으로 도달해야 할 목표이다. 디지털 전환을 굳이 표현한다면 디지털적인 사고방식을 가지고 새로운 조직의 구성, 변화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비즈니스 측면이 강한 디지털 전환은 필자의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는 단지 디지털화만 설명하기로 한다.

현재 공장을 미래에 IoT나 CPS, 그리고 클라우드 OPC UA(Open Platform Communication Unified Architecture) TSN(Time Sensitive Network) 등을 활용해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면 이것이 바로 디지털화가 된다. 그러나 현재의 기술로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하는 것은 아직 불가능해 사실상 스마트 팩토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미래의 지능형 공장인 스마트팩토리를 기준으로 디지털화를 논의한다는 것은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자본과 기술력이 풍부한 대기업에서도 디지털화의 진행정도를 평가하기에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2018년 독일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 따르면 디지털화를 다음과 기술했다. ‘디지털화의 개념은 내부 운영 영역(내부 디지털화)뿐만 아니라 잠재 고객, 공급 업체, 당국 또는 기타 관련 기관 및 개인을 포함하는 외부 디지털화와 관련된 네트워크화한 디지털 정보 및 통신 시스템을 사용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물론 이 기준에 따라서만 한 것이 아니고 이를 다시 3 단계별로 분류해 디지털화 수준에 대한 설문을 조사했다. 이를 기반으로 중간규모의 기업임원 1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얻은 주요사실은 다음과 같다. “디지털화는 독일 중소기업에 도입됐고 전략뿐만 아니라 이미 운영상의 한 부분으로 됐다.” 엄청난 결과이다 과연 그럴까?

지난 2013년과 2014년에 조사한 설문조사에서는 73% 이상의 응답자가 디지털 전환은 최신 이슈로 디지털화에 전략적으로 관련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전략이나 기업차원의 대응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다. 2016년 독일 쾰른경제연구소의 설문 및 인터뷰 보고에 의하면 디지털화는 시간, 인력 및 재정문제에 대한 요구사항이 필요하다는 것을 언급했다. 지난 설문 조사와 2018년 설문조사를 비교하면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많은 발전이 있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디지털화에 대한 전문 인력이 독일의 경우에도 부족하고 걸림돌이 완전히 제거된 것은 물론 아니다. 현재 독일에는 Platform ID4.0에 대한 기술 지원센터, 그리고 CPS 연구센터 등 많은 산학연 클러스터가 구성돼 여러 지역에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또 중소기업 벤더들에 의해 개발된 신기술의 소개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Platform ID4.0의 종주국으로서의 명성에 걸맞게 디지털화 및 디지털 전환에 대한 많은 준비가 되어 있다.

눈을 돌려 국내를 보자. 중소기업들의 디지털화에 대한 설문조사의 구체적인 통계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내 중소기업에서 디지털화는 어떤 모습을 띠고 있을까? 미래의 새로운 신기술에 대한 이해도는 얼마나 되는지 필자도 궁금하다. 최소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전환과 더불어 디지털화와 디지털 전환에 얼마만큼 준비가 되어있는지 설문조사가 나와서 이를 토대로 Platform ID 4.0에 대한 대비를 하면 좋을 것으로 사료된다.

국내에서도 디지털화에 대한 기준을 만들고 설문조사를 거쳐 중소기업의 디지털화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요구된다. 디지털화 구축을 위한 단계별 조치가 여러 컨설팅 기업들에 의해 제안되고 있다. 현재 디지털 전환에 대한 방법도 제시되고 있다. 물론 이들에 의해 제시된 방법이 국내 실정에 적합한지 알 수 없다. 어쨌든 참고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산업분야별로 디지털화/디지털 전환에 대한 많은 연구와 더불어 이를 체계화해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기술적인 차별화는 있지만, 예를 들어 한국형 스마트 팩토리와 같은 용어는 조금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스마트 팩토리에 한국형이 별도로 존재하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한국형 디지털화/디지털 전환 이라는 용어도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국내 기업들도 디지털화를 위한 많은 전문 인력들을 양성해야 한다. 여기서 의미하는 전문 인력은 실질적으로 기술적 구현이 가능한 인력들이다. 지금도 산업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일하는 국내의 많은 엔지니어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필자 프로필>

박장환 교수는 1985년부터 1992년까지 8년간 오스트리아 그라츠(Graz) 공과대학 제어/자동화 연구소에서 근무해오면서 199212월 그라츠공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지난 1994년부터 현재까지 한경국립대학교 전기전자제어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주전공 분야는 자동화 네트워크, 모션제어이다.

오는 1123인더스트리4.0디지털 인사이트2018’컨퍼런스에서 스마트팩토리4.0 플랫폼 구현을 위한 디지털화(Digitallization)와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란 주제로 기조발표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내년 1월 오스트리아 그라츠 공대로 출국, 현지에서 장기간 연구할 계획이다.

‘인더스트리4.0디지털인사이트2018’ 컨퍼런스 : http://conference.etnews.com/conf_info.html?uid=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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