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신분증에 자체 암호화폐까지...신산업 주도권 경쟁 본격화

삼성SDS, LG CNS, SK텔레콤, KT 등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생태계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부터 자체 암호화폐까지 다양한 아이템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동안 일부 스타트업들이 실험적으로 참여해 잠깐 스쳐가는 기술 아니냐는 의심을 받던 블록체인 산업에 대기업들이 속속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산업기반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24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코리아 블록체인엑스포'는 삼성SDS, LG CNS, SK텔레콤 등 국내 IT 대기업이 앞다퉈 '제2의 인터넷'으로 불리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것을 확인한 자리였다.

삼성SDS는 '넥스레저(Nexledger)'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만들었고, LG CNS는 마곡 사이언스파크에서 블록체인 기술 기반 전자화폐를 실험 중이다. SK텔레콤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 공개를 서두르고 있다.

SK텔레콤은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이 만든 모바일 신분증이 있으면 SK텔레콤 지점에서 요금제 변경 등을 할 때 서류 작업이 사라질 수 있다. 자동차 공유서비스에 이를 적용하면 해당 서비스를 사용할 권한과 자격이 있는지 등을 바로 확인할 수도 있다.

SK텔레콤 권용민 부장이 24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코리아블록체인엑스포'에서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권용민 부장이 24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코리아블록체인엑스포'에서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권용민 SK텔레콤 블록체인 사업개발 유닛 부장은 "기존 신분증은 당신이 누구인지까지만 체크하지만 당신이 뭘 하고, 갖고 있느냐까지 담아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며 "전자 서명은 물론 계약 내용을 담은 전자 문서, 문서 원본을 보장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권 부장은 "결국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서비스를 만드는 게 아니라 블록체인 기반으로 신뢰를 만들고 협업하는 게 목표다"라며 "블록체인은 하나의 사인과 기업을 연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러 참여자가 엮였을 때 시너지가 나오고 가치가 창출된다"고 강조했다.

KT 역시 블록체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KT는 내달부터 계열사인 KTH와 함께 올레tv의 주문형비디오(VOD) 유통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더 투명한 관리가 가능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소규모 전력거래, 웹소설 플랫폼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고 있으며, 중개자 없이 기부자와 피기부자가 직접 연결되는 P2P 기부 서비스도 개발중이다.

삼성SDS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구축해 기존 사업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넥스레저'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활용사례를 발굴하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활용사례는 전국은행연합회와 함께 진행한 뱅크사인 애플리케이션(앱)이다. 이는 블록체인 기반 신원증명 서비스로 기존 공인인증서 없이 뱅크사인 앱만으로 전국 18개 은행에서 모바일 뱅킹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우리나라 관세청과 해양수산부, 부산항, 두바이항, 로테르담항을 비롯해 컨테이너 업체들까지 30여개 업체들과 함께 해운물류 단계에 블록체인 기술도 적용하는 방안도 연구중이다.

LGCNS가 마곡사이언스파크에서 블록체인 기반 전자화폐를 서비스를 실증하고 있다.
LGCNS가 마곡사이언스파크에서 블록체인 기반 전자화폐를 서비스를 실증하고 있다.

LG CNS도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통해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이 플랫폼 기반으로 마곡사이언스파크에서 블록체인 기반 전자화폐 결제 서비스를 실증하고 있다.

LGCNS 직원들이 구내식당이나 커피전문점 등에서 앱을 통해 전자화폐로 결제 하는 방식이다.

향후 계열사 등을 통해 실증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실증이 끝나면 실제 지역화폐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 CNS 안필용 팀장은 "블록체인 컨설팅 사업을 진행하면서 블록체인 플랫폼 사업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며 내년에는 누구나 쉽게 블록체인 기반 앱인 디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환경을 제공하고 블록체인 테스트넷도 운영할 예정"이라며 "LGCNS는 블록체인을 향후 3년이나 5년 정도가 지나면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등과 결합돼 업의 본질을 바꿀 수 있는 기술로 바라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우용 삼성SDS 블록체인팀 상무는 "크게 보면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기업이 이득을 볼 수 있는 부분은 소위 수수료를 받는 에이전시를 없애는 부분과 정보를 공유해 리드타임(Lead time, 제품을 제조하는데 걸리는 시간)을 줄여 효율성을 높이는 두 영역이 있다"며 "실제로 가치가 큰 프로젝트를 만들기 위한 과정은 간단하지 않으며, 하나의 기업이 주도하기 쉽지 않다.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환 딜로이트 컨설팅 코리아 블록체인 리더는 "블록체인은 개별회사가 효율화를 추구하는 것보다 컨소시엄을 만들어 산업 분야간 혹은 여러 산업 분야에서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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