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특화 로봇 개발을 위한 데이터와 AI SW 공개
대규모 실증으로 기술력과 안정성 검증...실용화 기여 전망

고령층의 일상적인 활동을 도와주는 로봇 인공지능(AI) 기술이 나왔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각종 질병이나 노령화에 따른 장애로 일상 생활에 불편을 겪는 고령자나 환자 등을 위한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TRI 연구진이 고령자에 특화한 휴먼케어 로봇 기술을 점검하고 있다.
ETRI 연구진이 고령자에 특화한 휴먼케어 로봇 기술을 점검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고령자를 이해하고 정서적으로 반응하면서 상황에 맞는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로봇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발표했다. 

ETRI가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고령자 일상 행동 인식 기술 △얼굴 특징, 의상 스타일 등 고령자 외형특징 인식 기술 △고령자 소지품 인식 기술 △고령자와 상호작용 행위를 로봇이 스스로 생성하는 기술 △고령자에 특화된 음성인식 기술 등 고령자를 위한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해주는 13개 기술이다. 정해진 시간에 약을 먹었는지 확인하거나 함께 운동하면서 자세를 교정하고 리모컨 같은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위치를 알려주는 등 다양한 소통이 가능하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로봇이 고령층의 행동을 인식하고 판별한 모습

연구진은 다수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가정 환경에서 성능과 안정성을 확인했다.

지난달부터 경기도 수원시 소재 노인 거주 가정 2곳에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탑재한 로봇을 배치해 2개월간 기술을 검증해왔다. 또 이달부터는 경기도 이천노인종합복지관에서 고령자 100명을 대상으로 정보제공, 복지관 안내, 대화 서비스, 기억 보조 등 로봇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아파트에 리빙랩을 구축, 고령자 40명을 대상으로 한 실증도 계속 진행한다. 이처럼 고령자에 특화한 기술과 데이터로 로봇 관점에서 장기 실증을 진행한 것은 처음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ETRI는 로봇에 특화된 고령자 행동 인식용 데이터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연구하며 개발한 기술을 공개해 왔다. △고령자 일상 행동 인식용 3D 영상 데이터셋 △고령자 음성을 인식하기 위한 데이터셋 △로봇 발화 제스처를 자동으로 생성하기 위한 데이터셋 등이 대표 사례다.

ETRI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로봇이 고령층의 행동을 인식하고 판별한 모습
ETRI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을 적용해 로봇이 고령층의 행동을 인식하고 판별한 모습

이들 기술로 국내외에 90여건의 특허를 출원하고, 17편의 SCI급 논문을 발표했다. 로봇 및 영상인식 관련 업체에 실시한 기술 이전도 17건에 이르는 성과를 냈다.

이들 대용량의 고품질 데이터셋은 국내 55개, 해외 43개 연구기관과 협약을 맺어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연구학술 목적으로 쓰는 경우 무료로 접근할 수 있고, 상업적인 용도로 활용려면 협의를 거쳐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다.

연구진은 로봇이 인지하고 정서적 지원을 하는 현재 수준에 머물지 않고 청소, 식사 준비, 심부름 등 사회적 약자의 실질적인 일상생활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 개발을 지속할 계획이다. 

김재홍 ETRI 인간로봇상호작용연구실장은 "대규모 장기 실증으로 예기치 못한 문제들을 도출하고 개선해 나가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기술력을 확보했다"면서 "고령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로봇 서비스 개발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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