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인체에 무해…피부에 직접 부착 가능"

ETRI 최춘기 책임연구원이 4 x 4 촉각센서 모듈을 살피고 있다.
ETRI 최춘기 책임연구원이 4 x 4 촉각센서 모듈을 살피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장애인 의수나 의족에 직접 붙일 수 있는 고무 형태의 압력·변형 센서를 개발했다.

이 센서를 활용하면 사람의 신경조직과 같은 역할을 하게 돼 감각을 느끼는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ICT부품소재연구소 신소자연구그룹은 올해초 개발한 그래핀 복합소재 기반 직물형 센서를 이번에 에코플렉스(Ecoflex)라는 고무 재질로 만들었다고 18일 밝혔다.

에코플렉스는 인체에 직접 부착해도 무해한 데다 탄성이 좋다. 이 덕분에 센서는 수 천번 구부리거나 늘려도 문제없는 높은 재현성을 가지고 있다. 민감도는 기존 센서 대비 10배 이상 높다.

연구진은 3차원 그래핀의 경우 스펀지 형태와 비슷해 손으로 눌렀다 떼게 되면 길이나 면적 변화 시 저항이 변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핀으로 코팅된 스펀지 표면에 전도성이 있기 때문에 수직으로 압력을 가할 때 표면적 변화에 따른 저항 변화를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고무형 센서가 향후 의수나 의족, 로봇에 먼저 적용이 가능하고 병원의 재활치료에도 큰 도움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재활치료의 경우 재활 시 치료과정의 회복 정보를 알기 매우 어려웠는데 이 센서를 이용해 환자에게 붙여 활용하게 되면 치료 정도의 정확한 정량 분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다시 말해 환자가 팔을 올리는 재활과정에서 피부에 센서를 붙여 측정하게 되면 팔 올림에 따른 저항 변화를 쉽게 관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자동차 시트에 붙여 운전자 근골격계 질환을 살필 수도 있다.

활용 폭을 넓히고자 연구진은 아예 손가락·관자놀이·목 뒷부분에 붙여 손가락 굽힘·눈 깜박임·목 구부림에 따른 신체 움직임을 감지하는 모션 센서까지 제작했다.

터치센서 응용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촉각 센서 모듈도 만들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제품은 4000번 이상 압력 변화를 반복하는 동안 일정한 저항을 유지했다.

최춘기 ETRI ICT부품소재연구소 신소자연구그룹 박사는 "피부에 부착해 신체 움직임이나 자세, 혈압이나 심장 박동수 등을 빠르게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다"며 "기계로 된 딱딱한 팔다리 대신 인간 피부 같은 유연한 생체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2∼3년 안에 기술 상용화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관련기술은 국내·외 특허출원중이고 기술이전은 바로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지난달 27일 미국 화학회 나노분야 국제 학술지 'ACS 응용재료와 인터페이스'(ACS Applied Materials & Interfaces)에 실렸다.

ETRI 김성준 선임연구원이 그래핀폼 기반 고무형 복합소재를 손가락으로 늘려 소재의 신축성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ETRI 김성준 선임연구원이 그래핀폼 기반 고무형 복합소재를 손가락으로 늘려 소재의 신축성을 확인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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