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자동차(EV)용 전지 업체인 중국 닝더스다이(寧德時代•CATL)는 지난 5월 31일 오전에 주가가 사상 최대인 주당 429 위안(약 7만3600 원)으로 상승해 시가 총액이 1조 위안(약 171조7000억 원) 대를 넘어섰다. 이날 최종적으로 주가는 더 올라(434.1 위안), 시가 총액은 1조112억 위안(약 173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중국 제2 증권거래소인 차이넥스트(ChiNext : 벤처 및 신규 창업 기업을 위한 장외 증권 시장)의 상장 기업으로 시가 총액이 1조 위안을 돌파한 것은 CATL가 최초다.

이에 따라 CATL를 창업한 로빈 정(쩡위췬) 회장은 보유자산이 392억 달러(약 43조 원)로 늘어, 포브스 세계 부호 순위에서 지금까지 최고 갑부였던 리카싱 청쿵 그룹 회장을 제치고 홍콩 부호 순위 1위로 다시 올라섰다.

이런 상황임에도, 투자은행은 ​​CATL의 미래에 불안한 시선을 보낸다. CATL가 시가 총액 1조 위안을 돌파한 그 날, 모건스탠리는 이 회사에 대한 투자의견을 ‘언더웨이트(underweight, 비중 축소)’로 분류하고, 목표 주가로 251위안(약 4만3000 원)을 제시했다.

이 영향으로, 다음날인 6월 1일 CATL 주가는 약세를 보여, 425.34 위안(약 7만3000 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 총액도 9908억 위안(약 170조 원)으로, 1조 위안 밑으로 떨어졌다.

중국 증권계에서는 배터리 산업 전반에 걸친 CATL의 적극적인 투자 전략이 이 회사의 시가 총액을 여기까지 끌어 올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기술전문매체 36Kr은 전한다.

CATL은 투자를 통해 서플라이체인(공급망) 기업과의 안정적인 관계를 구축하며 업계에서 압도적 지위를 착실히 다져왔다. 여기에 개인 투자자들의 신뢰나 밝은 시장 전망 등의 플러스 요인이 더해져 CATL의 주가는 상승세를 유지해 왔다.

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8년 이후 CATL가 출자 또는 합작으로 설립한 기업은 45개사에 이르고 완전 자회사도 10개사를 넘는다. 이들 기업은 구동용 배터리, 리튬전지 재료, 배터리 충전•교환, 자율주행, 반도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고, 각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금액을 합하면 총 2000억 위안(약 34조3000억 원)에 달한다.

재무 상태도 양호하다. CATL는 최근 몇 년간 순이익이 증가일로다. 2018년 33억8700만 위안(약 5800억 원), 2019년 45억6000만 위안(약 7800억 원), 2020년 55억 8300만 위안(약 9600억 원) 등의 추이를 보여 왔다. 올해 1분기도 순이익이 19억5200만 위안(약 33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0% 넘게 증가했다.

시장 점유율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CATL의 구동용 배터리 탑재 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0.8% 증가한 15.1GWh이고, 세계 시장 점유율은 전년의 25%에서 31.5%로 확대됐다. 중국 시장 점유율은 52.6%로 선두다.

그럼에도, 모건스탠리가 CATL의 미래를 불안하게 보는 주된 이유는 전기자동차 배터리 자체가 신흥 산업이라는 특성상 거품에 대한 우려가 불식되지 않고 주가의 변동도 극심하기 때문이다.

전기자동차 실용화 초기 단계에서는 자동차 제조업체는 배터리 조달 문제를 차량용 전지 업체에 전적으로 의존했지만, 수요가 많아지면서 직접 전지 사업에 뛰어들게 되고 그러면서 발언권도 강해졌다. 이 점이 CATL에게는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임러, 폭스바겐, 테슬라, GM, 지리자동차, 비야디(BYD) 등 주요 자동차 제조업체는 구동용 배터리의 자급자족을 목표로 속속 자체 배터리 공장 건설에 뛰어들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비야디의 경우는 올해 하반기부터 자동차 전지 ‘블레이드 배터리’를 외부에 공급한다고 발표했다.

전지 업계에서는 LG화학 등이 CATL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LG화학은 이 회사 최초의 4원계 전지 ‘NCMA’의 양극 재료를 생산해 다음 달부터 테슬라에 공급할 예정이다.

비야디와 LG화학 이외에도 파나소닉 등 강력한 경쟁자가 많다. 이들 업체의 배터리 생산 능력은 2023년까지 4배 이상 증가해 1253GWh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아성을 지켜나가기 위해서는 제품력 증강 이외의 길은 없다고 36Kr은 지적한다. 이 회사는 다음 달 나트륨이온 전지를 발표한 예정이다. 정 회장은 “배터리 업계에 기술 혁명을 가져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친다. 과연 이 신기술이 시장에 비친 불안감을 불식시켜 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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