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화웨이
사진= 화웨이

지난 4월 17일,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BAIC BJEV 산하의 브랜드 ‘ARCFOX’와 통신기기 대기업 화웨이가 공동 개발한 전기자동차 세단 ‘ARCFOX αS’ 모델이 공개됐다. 화웨이의 자율주행 기술 플랫폼 ‘화웨이 인사이드(HI)’를 전면 탑재하고 있다. 이 차량이 공개된 이후, “화웨이가 자동차 생산에 나설 것이다”라는 소문이 퍼지며, 화웨이를 비롯해 자동차 관련주가 올라,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과연, 화웨이 브랜드 자동차는 탄생할 것인가

이 회사의 쉬즈쥔 순번 회장은 “자동차는 만들지 않는다. 우리는 BAIC BJEV, 창안자동차, 광저우자동차 3사에 ‘화웨이 인사이드’를 제공하는 형태로 사업제휴하고 3개의 서브 브랜드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며 ‘ARCFOX’는 그 중 하나”라고 말했다고 기술전문매체 36Kr은 전한다.

그는 또 “화웨이는 자동차의 추가 기능을 공급하는 업체다. 우리의 전략은 자동차 제조업체가 보다 나은 자동차를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자율주행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에 주력하고 자동차의 무인운전을 실현시켜나가는 게 목표고 이 목표를 달성되면 자동차 관련 산업을 좌우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2012년경부터 중국의 IT 기업들은 스마트 자동차 분야 진출을 준비해 왔다. 스마트폰•스마트가전업체 샤오미, 검색서비스 바이두, 차량공유 서비스 디디추싱 등은 연내에 자체 제작한 자동차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화웨이는 자동차 제조를 선택하지 않는다. 목표는 다른 데 있다.

‘자동차 업계의 애플’을 노린다?

전기자동차 선도 기업인 미국 테슬라는 자동차도 자율주행 기술도 자체 개발하고 있다. 반면에 화웨이는 “자동차는 만들지 않는다”고 공언한다. 현재는 승용차용 임베디드 시스템을 개발하는 Tier1(1차 협력사)로서 자동차의 스마트화를 지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화웨이의 이 같은 태도에 대해, “완성차의 제조에 결부돼 있는 복잡한 굴레에서 벗어나 ICT 기술에 주력할 수 있다”는 긍정적이 반응과 함께 “스마트자동차 분야에서 강력한 에코시스템을 형성하고 자동차 브랜드에 풀 스택(전반)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미국의 금수 조치를 받는 기업에게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화웨이가 지난 4월 12일 개최한 2021년 글로벌 애널리스트 서밋에서, 쉬 회장은 “2012년부터 자동차 관련 연구를 시작했고 관련 실험실도 출범시켰다. ICT 분야의 선구자로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ARCFOX αS’ 모델은 자율주행 기술 이외에 화웨의 독자 OS ‘하모니(Harmony)’를 채용했다. 이 모델은 새로운 컴퓨팅과 통신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스마트 운전석, 자율주행, 스마트 커넥티비티, 스마트 전기자동차, 자동차용 스마트 클라우드, 라이더(LiDAR), 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AR-HUD) 등 30가지가 넘는 스마트 부품을 탑재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단말기와 자동차를 연결하는 네트워크 기술에 대해서는 외부 기업도 화웨이가 제공하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이용해 새로운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다. 이 점은 애플의 ‘앱 스토어(App Store)’와 닮았다.

IT 업체들이 속속 스마트 자동차에 진출하는 가운데 IT 보안업체인 치후 360 테크놀로지(Qihoo 360 Technology)도 신생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호존 오토(HOZON Auto)의 산하 브랜드 네타(Neta)에 투자할 의향을 내비쳤다. 자금력이 있는 기업이 스마트 자동차에 투자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데, 그 목적은 화웨이와 그다지 다르지 않다. 스마트 자동차 관련 에코시스템을 구축해 자율주행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다. 화웨이의 움직임이 조금 빨랐다는 게 다를 뿐이다.

지난달 상하이 모터쇼에서 샤오펑 모터스(Xpeng Motors)의 허샤오펑 CEO는 “화웨이의 전기자동차 모델은 오래 가지 않는다. 화웨이에 의존하는 것은 스마트폰이 OS는 타사에 의존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애플의 자리는 모두가 노리고 있다. 경쟁에서 우위에 서고 싶은 것은 모두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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