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발생한 미국 패스틀리(fastly)에 의한 세계적인 대규모 시스템 장애로, 웹사이트를 열지 못하거나 거래가 일시 정지되는 피해를 입은 기업이나 정부 기관의 사이트가 수천 건에 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 전자상거래(EC) 기업 사이트를 포함해 세계의 소매업이 입은 손실은 약 15억 달러(약 1조6000억 원)에 달한다는 추산도 나오고 있다.

이번 시스템 장해는 웹 콘텐츠를 신속하게 전달할 수 있는 편리성의 이면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부 기업에 세계의 상거래나 시스템을 의존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 지를 새삼 일깨워주는 사건으로 주목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적한다.

이번 장애로, 뉴욕타임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세계 유수의 미디어도 일시 열람할 수 없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대기업 스포티피(Spotify), 동영상 플랫폼 ‘후루(Hulu)’에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온라인 결제 대기업 페이팔 홀딩스의 사이트에서는 결제 서비스를 일시 이용할 수 없었고 영국 정부 기관 사이트에서는 납세자의 서류 제출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시스템이 일시 마비됐다.

패스틀리는 ‘서비스 설정’이 장애의 원인이라고 밝혔고, 사이트는 8일 심야 시간에 복구됐다. 복구에 걸리는 시간은 각 웹 사이트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장애가 발생하고 패스틀리가 “문제를 파악해 수정했다”고 선언할 때까지는 약 1 시간이 걸렸다.

미디어 분석전문기업인 영국 칸타(Kantar)는 전 세계 웹 사이트에서는 이번 장애로 시간당 2900만 달러(약 320억 원) 이상의 디지털광고 수입이 손실된 것으로 추정한다. 영국 퍼셀 히어로는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의 소매업에 끼친 손해는 10억 파운드(약 1조1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본다.

패스틀리 측은 아직 이번 시스템 장애에 따른 손실이나 손해액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패스틀리 약관을 기준으로 이 회사가 고객과 사전에 합의한 성능 기준이나 보증에 근거해 웹사이트를 이용할 수 없었던 시간에 따라 환불 등을 할 수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2011년에 설립된 패스틀리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 배치한 고속 서버를 기반으로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본이 되는 사이트의 내용을 복수의 서버에 복사해 전달하고 액세스를 분산시킨다. 웹사이트의 로딩 시간을 단축하고 동영상 등 대용량 데이터도 통신량을 억제해 빠르게 보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 회사 사이트는 뉴욕타임스가 선거에서 200만 명에 이르는 독자의 동시 접속을 처리할 수 있도록 하거나 미국 신생 인터넷미디어 매체 버즈 피드에서 페이지의 로딩 시간을 50% 단축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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