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脫) 탄소 사회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만이 아니다. 만든 전기를 저장하는 전지도 중요하다. 현재 널리 보급돼 있는 리튬이온 전지는 그 대표 주자이다.

리튬이온 전지는 주재료로 희소금속인 리튬을 사용한다. 매장 자원은 현재 남미 등에 집중돼 있으며, 소금 호수의 물을 농축하거나 광산에서 채굴하는 방식으로 생산되고 있다.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저장하는 수단 등으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가격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수급 불균형의 심화로, 리튬 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는 진작부터 제기돼 왔다. 10년 후에는 수요가 지금의 4~5배 규모로 커져, 고갈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대안 중 하나로, 해수에 함유돼 있는 미량의 리튬을 회수하는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소금 호수와 광산 정도로 높은 농도는 아니지만, 해수 1리터 당 0.17밀리그램의 리튬이 함유돼 있으며, 전 세계 해수로 환산하면 그 양은 2300억 톤으로 엄청나다. 따라서 효율적으로 또 적은 비용으로 바닷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이 실현된다면, 미래에 리튬이온 전지는 모두 해수에서 나온 리튬을 원료로 만들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히로사키대학의 사사키 가즈야 교수가 개발한 기술에 특히 주목한다.

전기투석 원리/ 이미지= 히로사키대학
전기투석 원리/ 이미지= 히로사키대학

사사키 교수는 ‘전기투석(electrodialysis, 이온교환막을 사이에 두고 전기를 통하게 하여 투석속도를 촉진시키는 조작)’이라는 수법을 이용해 리튬을 해수에서 빠르고 효율적으로 개발했다. 실험실 단계의 작은 장치인데 1시간에 1그램에 가까운 양을 추출할 수 있고 작업 속도는 종래보다 1백배 이상 빠르다고 한다.

구체적으로는 특수 막으로 2쪽으로 나뉜 수조의 한쪽에는 해수를, 다른 한쪽에는 불순물이 포함돼 있지 않은 순수(純水)를 넣고 양쪽에 전극을 넣어 전류를 흘린다. 바닷물 속에 녹아있는 양이온은 순수 쪽으로 이동하려 하지만, 막은 리튬이온을 선택적으로 통과시킨다. 이어 모인 리튬 이온에 탄산나트륨 등을 첨가해 반응을 일으켜 탄산리튬을 석출하는 구조다.

사실 종전에도 유사한 방법은 연구돼 왔다. 다만 리튬 추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높은 전압을 가하면 전류가 물뿐만이 아니라 막에도 흘러 효율이 떨어지는 문제가 생겨 연구가 더 이상 진전되지 않았다.

사사키 교수는 장치에 전원과 전극을 순수 쪽에 하나 더 추가함으로써 전류가 막에 흐르는 것을 막는 효과가 생긴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따라 효율 저하를 막아 기존 방식보다 수백 배 이상의 속도로 리튬을 추출할 수 있게 됐다.

이 기술은 물에 전기를 흘리기 때문에 전기분해처럼 수소와 산소가 발생한다. 수소는 태워도 이산화탄소(CO2)를 발생하지 않는 연료로 수요 증가가 전망되고 있다. 탈 탄소를 겨냥해 리튬과 수소를 동시에 생산하는 기술로 보급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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