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5일 온라인으로 개최

세계 최대의 게임 박람회 'E3'가 미국 시간으로 12일 온라인으로 개막한다. 2020년 행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로 열리지 못해 2년 만에 열리는 셈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처음 온라인으로 개최하는 이번 E3에서 캡콤과 스퀘어 에닉스 등은 포털 사이트에 ‘가상 부스’를 개설해 자사의 신작 게임을 소개 할 예정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와 닌텐도는 15일까지 개별적으로 발표회를 가진다. 일반인도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게임 산업은 코로나19 상황에서 크게 성장했다. 외출 자제가 많아지면서 사람들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로 게임을 대하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조사회사 뉴스 프로그램에 따르면, 세계 게임 시장은 2020년에 1778억 달러(약 200조 원)로 전년 대비 23% 성장했다. 마찬가지의 코로나19 수혜주인 과금형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560억 달러)과 비교해도 시장 규모가 눈에 띈다.

세계 게임 인구는 30억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저변이 확산되는 가운데, 소니 그룹 산하의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SIE)와 마이크로 소프트는 지난해 가을에 각각 신형 비디오게임기(콘솔)를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7년만의 세대 교체다. SIE의 ‘'플레이스테이션 5’와 마이크로소프트의 ‘Xbox 시리즈 X/S’는 화질과 조작의 편리성을 높여, 교체 및 신규 수요를 유도했다.

이번 E3에서는 이들 신형 콘솔에서 즐길 수 있는 소프트웨어가 대거 소개될 예정이다. 12일에는 프랑스 유비소프트(Ubi소프트), 13일에는 일본 스퀘어 에닉스 등이 프레젠테이션에 나선다. 닌텐도도 ‘닌텐도 스위치’의 신형기를 금년 중 출시할 것으로 전망돼, 신형 콘솔이 향후 게임 시장 성장을 얼마나 주도할 지, E3에서 가늠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게임이 만들어내는 ‘커뮤니티’에 참가하는 사람도 늘었다. 플레이어가 교류 할 수 있는 닌텐도의 스위치용 게임 ‘모여라 동물의 숲’이 붐을 일으킨 배경에는 현실 세계에서 만날 수 없는 친구들과 게임 안에서라도 만나고 싶어하는 이용자들의 바람이 자리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초등학생 사이에서 인기를 얻은 '로블록스(Roblox)’는 3월 말 기준으로 1일 플레이어 수가 4210만 명에 달했다.

커뮤니티나 그것을 뒷받침하는 콘텐츠의 힘을 반영하려는 움직임도 두드러진다. 소니 그룹은 ‘포트나이트’를 전개하는 에픽 게임즈에 추가 출자하고 게임 애호가에게 인기가 높은 음성 채팅 앱인 미국 디스 코드와도 손을 잡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3월에 ‘폴아웃(Fallout)’ 시리즈로 알려진 미국 베데스다 소프트웍스의 모회사를 75억 달러에 인수했다. 13일에 열리는 이벤트에서는 베데스다의 신작을 중심으로 X박스 전략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을 축으로 팽창하는 커뮤니티를 둘러싸고 새로운 전시나 발표가 어느 정도 나올지도 이번 E3의 하이라이트이다.

한편, 지난 몇 년 동안 E3의 화제였던 클라우드 게임에서는 미국 구글이 지난 2월에 사내의 제작 팀을 해산하는 등 일부 사업을 재검토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 단계에서는 유력 콘텐츠가 부족하고, ‘5G’ 등 인프라 정비도 제한적이다. 전용기나 PC 게임 정도로는 수요를 잡아내는 데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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