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미국 시장 무혈 입성 기회…2조원 부담 SK이노베이션도 장기 전망 밝아

LGSK가 배터리 분쟁을 합의 종료함에 따라 한국 배터리(이하 K-배터리) 업계의 글로벌, 특히 미국 시장의 지배력이 크게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또한 이번 합의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2조원을 내어 주겠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 몇 배에 달하는 성과를 거둘 것이란 분석이다.

12일 증권 애널들은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분쟁에 합의한 것을 두고 리스크 해소차원에서 긍정적이라는 보고서를 쏟아 냈다. 일부 증권사는 SK이노베이션이 부담해야 하는 2조의 합의금이 단기적인 악재가 될 것이란 지적도 내놓았지만 대부분 장기적으로 볼 때 당사자인 두 기업은 물론 미국과 한국 산업에도 호재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LG와 SK가 배터리 분쟁을 합의 종결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이 올린 공지 캡쳐
LG와 SK가 배터리 분쟁을 합의 종결했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이 올린 공지 캡쳐

특히 유진투자증권 한병화 연구원은 미국의 바이든 정부가 전기 자동차 산업의 집중 육성에 나선 상황에서 불거진 배터리 리스크를 없앨 수 있었다는 점에 집중했다.

한병화 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바이든의 당선과 더불어 차량 연비 규제가 강화되는 것을 예상해 업체들의 전기차 신차 출시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인프라 부양안에 포함된 전기차 부문 지원금액 1740 억달러 중 1000억 달러가 전기차 구매보조금으로 사용될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대당 구매보조금을 1만 달러로 가정하면 1000만대에 지급 가능한 액수다.

또한 현재 논의되고 있는 보조금은 과거의 후행적인 세금 공제와 달리 구매시 현장에서 차감되는 방식으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구매할 동인이 단기간에 확대됨에 따라 지난해 33만대 불과했던 미국 전기차 판매는 올해 49만대로 급증하고, 2023 년에는 99만대로 추정했다.

그동안 존재감 없던 미국의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 모드로 전환하면서 K-배터리도 미국 시장 공략에 경쟁적으로 나섰으며, SKLG의 배터리 분쟁은 K-베터리 업계의 미국 공략에 큰 걸림돌로 작용해왔다는 것.

한병화 연구원은 “LGSK가 미국 배터리 분쟁의 종료에 합의했다. 2년간 진행된 전쟁 같은 소송이 합의로 완료되면서 그동안 K-배터리 전체를 억누르던 걸림돌이 제거되었다. LG는 보상금으로 추가 설비투자에 나설수 있게 되었고, SK는 글로벌 3대 시장으로 성장할 것이 확실한 미국에서 사업을 지속할 수 있게 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중국의 배터리업체들은 기술적으로 진보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신규 업체들이 생기면서 K-배터리 업체들을 견제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K-배터리 업체들에게 경쟁력 유지를 위해서 가장 중요하다. 이번 합의로 K-배터리업체들이 선점한 미국 시장에서 전기차 업체들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굳건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한연구원은 중국 업체들은 미국에 진출하기는 사실상 어렵고, 유럽 업체들은 역내의 신설될 공장들을 안정화시키는데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최소 2025년까지는 미국 전기차 시장은 K-배터리 업계에 우선적인 지위를 부여할 것이다. 테슬라에 대항하기 위한 완성차업체들의 전

기차 신규 모델들은 대부분 K-배터리를 장착하고 시장에 출시되기 때문이다. 향후 5 년간 미국 시장에서의 지위를 확고하게 하기 위한 업계 전체의 노력이 있을 것이다. 셀 업체들뿐만 아니라 소재 부품업체들도 미국시장에 직접 진출해서 완벽한 현지화가 되는 시기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망했다.

2020년 6월 25일(현지시간) 진행된 SK이노베이션과 美 조지아州의 전기차 배터리 제2 공장 투자 협약 체결식(왼쪽에서 네 번째부터 SK battery America 황준호 대표, 美 조지아州 ‘브라이언 켐프(Brian P. Kemp)’ 주지사). 사진자료=스키노뉴스
2020년 6월 25일(현지시간) 진행된 SK이노베이션과 美 조지아州의 전기차 배터리 제2 공장 투자 협약 체결식(왼쪽에서 네 번째부터 SK battery America 황준호 대표, 美 조지아州 ‘브라이언 켐프(Brian P. Kemp)’ 주지사). 사진자료=스키노뉴스

키움증권 이동욱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에 초점을 맞춰 이번 합의로 ITC가 결정한 동사의 수입금지 조치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포드 폭스바겐 등 주요 고객사에 대한 공급 불확실성이 제거되었고, 미국 조지아주 2공장의 건설 진척도도 급격히 진행될 전망이다. 또한 이번 합의로 우수한 제품 안정성 및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의도적으로 판매가 배제되었던 분리막의 LG향 판매량도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SK이노베이션은 2조원을 내어주고, 그 몇 배를 얻을 것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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